"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서 기분이 좋다. (오늘 경기는) 100점을 줘도 좋을 것 같다."
지난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던 이주미가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8억 원) 첫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이주미는 30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송가은, 성유진과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영, 이지현 등은 이들에 1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랐다.
투어 9년 차 이주미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147전 148기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당시 첫날 67타로 시작했는데, 이번엔 64타로 그때보다 3타가 더 적은 좋은 출발이다.
이는 이주미의 프로 최저타 기록이다. 이주미는 "프로 전향 후 가장 좋은 성적으로 경기를 마쳐 일단 기분이 매우 좋다"며 "그러나 아직은 첫날이라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아직 두 라운드가 남았기에 좋은 기분만 가져가진 않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이주미는 유독 버치힐 컨트리클럽과 궁합이 맞지 않았다. 이곳에서 열린 대회에 6번 출전해 2021년 딱 한 차례만 컷 통과에 성공했다. 그나마 순위는 공동 50위에 그쳤다.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13라운드를 치른 이주미의 평균 타수는 75.61타에 이른다. 13라운드 가운데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건 2번뿐이다. 이주미는 "오늘 경기는 그동안 이 골프장에서 했던 경기 중 베스트다. 100점을 줘도 좋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툭하면 70대 중후반 타수를 치던 이주미가 이런 놀라운 스코어를 낸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이주미는 "지금까지 이 코스에서 아이언 샷의 거리를 잘 맞추지 못해서 항상 공이 그린을 넘어갔던 경험이 있어 올해는 클럽을 짧게 선택한 것이 적중했다"고 높은 그린적중률의 비결을 꼽았다.
이주미는 이날 파4 홀 공략이 돋보였다. 10차례 파4 홀 공략에서 9차례 온그린해 그린적중률 90%를 기록했고, 그 가운데 4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특히 그린 적중 시 홀까지 남은 평균 거리는 5.31야드로 거의 버디 사정권에 공을 갖다 놨다.
퍼트 감도 좋았다. 그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우승을 했을 때 1라운드에서는 말도 안 되는 퍼트가 많이 떨어졌다"며 "그렇지만 오늘은 확실한 버디 찬스가 더 많이 왔다. 그때와 비교하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평했다.
시즌 2승 고지에 오를 발판을 마련한 이주미는 "코스 레이아웃이 내게 편하지 않은 홀이 몇 개 있지만 티샷만 잘 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동안 안전하게 경기를 운영하다 오히려 기회를 놓친 적이 많았기 때문에, 남은 이틀은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