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 서거 5주기를 맞아 '운정 김종필 추모 사진전'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개막식에는 행사를 주최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김기현 대표,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과 이태섭 김종필기념사업재단 이사장, 고명진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장(전 한국일보 기자) 등이 참석했다.
정진석 의원은 개회사에서 "4년간 부여 가족묘역에서 (추도식을) 치르다가 지난 금요일(23일) 5주기를 맞아 처음 추모행사를 갖게 됐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사진전을 개최한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을 '김 전 총리의 정치문하생'이라고 소개하며 "(김 총리를) 영원한 정치의 스승으로 추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을 도와 대한민국의 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해 민주화의 디딤돌이 되었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김 총재야말로 이 땅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공이 큰 어른"이라고 평가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JP 총재를 모시고 20여 년 정치를 같이했다"며 미국행 비행기에서 김 전 총리와 9시간 바둑을 둔 일화를 소개했다. 정우택 부의장도 "자민련 때 현역으로 있던 사람 중 지금 현역의원으로 있는 사람이 저와 정진석 두 사람"이라며 김 전 총리와 인연을 되새겼다. 정 부의장은 "여러분, 내가 하늘로 간 지 5년이 됐지만 여러분 이렇게 사진전을 개최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김 전 총리 성대모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기현 대표는 "정치하는 사람에게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품도 중요하다는 깨우침을 주는 삶을 사셨다"면서 "'정치가 좀 더 품격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던 걸 생각하며 마음이 찔리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날이 갈수록 진영정치, 갈라치기 정치가 득세하고 맹목적으로 편승하는 추종세력이 기승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가' 걱정되는 시대"라며 "김 총리가 남겨 준 족적들을 잘 돌아보며 화합과 통합을 이어 나가기 위해 힘써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진전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김 전 총리의 선글라스에 바둑판이 비친 모습이 대표 사진으로 꼽혔다. 김경태 전 한국일보 기자의 작품이다. 1968년 국민복지회 사건으로 당직을 내려놓게 된 김 전 총리가 부산으로 내려가 해운대 극동호텔에서 구태희 의원과 대국하던 모습을 담았다. 정 부의장은 "바둑알이 비친 김 전 총리 사진을 보며 예전 생각도 나고, 정치 굴곡의 현장에 있었던 '결단의 JP' 모습도 볼 수 있었다"면서 "JP가 절차탁마 끝에 어떤 결단을 했는지 회고함으로써 우리 후학들이 JP 정신을 어떻게 받아 안을지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정 의원 주최, 한국보도사진가협회와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주관으로 열린 이번 사진전은 30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제2로비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