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도쿄전력이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 오염수에 대한 '제3자 검증' 결과를 공개했다. '제3자 검증'은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위해 거쳐야 하는 내부 절차 중 하나다. 정부는 이번에 공개된 자료를 검토하는 한편 일본에 실시간 정보 공유를 요구할 방침이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일일 브리핑을 통해 "도쿄전력과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가 홈페이지를 통해 오염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오염수는 지난 3월 27일 후쿠시마 원전 내 K4탱크에서 채취됐다.
K4탱크는 ALPS의 방사능 물질 제거 처리를 거친 오염수가 바다 방류 직전 보관되는 저장소다. 처리 오염수의 방사능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마지막 단계로, 한국 등이 참여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확증 모니터링에서도 주요 검증 대상이었다.
다만 이번에 진행된 검증은 IAEA와 무관하게 일본 정부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절차라는 게 우리 정부의 설명이다. 보고서도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만 공개됐다. 도쿄전력이 제출하고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승인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실시계획'은 방류 전 오염수가 국제기준을 준수했는지 제3자 검증을 거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화연(1978년 설립된 일본의 환경 분석 기업)을, 일본 정부는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를 각각 선정해 제3자 검증을 진행해 왔다.
이번 제3자 검증 결과 공개는 일본이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 오염수 방류를 위한 필수 절차들을 지속적으로 밟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차장은 "일본 측이 해양 방출 때마다 K4탱크에서 69개 핵종 분석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것을 이행하는 차원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방류가 시작됐을 때 도쿄전력이 배출기준을 지킬 수 있는지, 설비와 시설을 제대로 운행하는지 등을 확인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라며 "일본과의 양자 협의로 방류 관련 정보의 실시간 공유 등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도쿄전력이 공개한 자료의 신뢰성 등을 자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방재국장은 "현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분석 결괏값을 검토 중"이라며 "분석 결과가 언제쯤 나올진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