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홍대 인근 소극장에서 대학생들과 만나 1,882억 원 규모의 '대학생 학자금 패키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1,000원의 아침밥, 예비군 3권 보장 등에 이어 내년 총선 '캐스팅보트'인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지원책에는 총 1,882억 원이 투입된다. 대학생 100만 명 이상(중복 포함)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대학교·대학원 재학생(233만5,287명)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먼저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는 중위소득 100%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가구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전까지, 그 위 소득분위 5구간까지는 대학 졸업 후 2년까지 이자를 면제해 준다. 소득분위 1~8구간을 대상으로 취업 전 대출 이자를 면제하는 더불어민주당 안과 비교하면 면제 범위가 더 좁다. 김 대표는 "소득분위 8구간은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000만 원 이상"이라며 "그 돈을 아껴서 어려운 사람을 주는 게 더 낫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대신 국가장학금·근로장학금·생활비 대출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가구 대상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을 현재 '둘째부터 전액'에서 '첫째부터 전액'으로 넓힌다. 또 소득분위 1~3구간 국가장학금 지원액은 520만 원에서 570만 원으로, 4~6구간은 390만 원에서 420만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근로장학금 지원 인원을 12만4,000명에서 13만4,000명으로 늘리고, 저리(1.7%) 생활비 대출한도를 기존 35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김 대표가 대학생과 얼굴을 맞대고 정책의 세부사항까지 일일이 설명한 것은 그만큼 청년층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노타이에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보다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청년층 맞춤 행보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소통을 안 하면 그때부터 꼰대"라며 "내년 총선에서 청년들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가산점을 주고 팍팍 밀어드릴 테니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20대는 내년 총선에 앞서 양당이 표심을 집중 공략해야 하는 세대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18~29세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23%, 민주당은 21%에 그쳤다. 반면 아직 생각을 정하지 않은 무당층은 51%에 달한다. 6월 4주 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선 국민의힘 27%, 민주당 17%, '지지정당 없음' 49%로 나타났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NBS,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