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선언했다. 팔레스타인인이 자국민에게 가한 총기 테러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정착촌의 이스라엘 주민들도 팔레스타인 마을에 불을 지르는 등 보복에 나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요르단강 서안 중부에 있는 엘리 정착촌에 주택 1,000여 채를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이곳에선 팔레스타인 하마스 조직원 등 2명이 벌인 총기 난사로 이스라엘인 4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이번 주택 추가 건설 조치는 팔레스타인의 총기 난사에 대한 보복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서에서 이스라엘 총리실은 "테러에 대한 우리(이스라엘)의 대응은 그 대상을 강력하게 타격하고 우리의 땅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이곳에 정착촌을 짓고 유대인을 이주시켰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이러한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향후 중동 지역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고 로이터 등은 전망했다. 현재 요르단강 서안에는 45만여 명, 동예루살렘에는 약 22만 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가운데 전날 하마스의 총격은 이스라엘 총리실뿐 아니라 양국 민간인들 간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에 거주하는 유대인 정착촌 주민 400여 명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습격해 총을 쏘고 불을 지르며 보복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주민 1명이 총격을 받아 사망했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보복 테러' 주고받기가 계속되면서 양측 간 긴장은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다. 전날 8명의 이스라엘인 사상자를 낸 총기 테러도 이스라엘군의 서안 작전 하루 뒤 발생한 사실상의 보복성 공격이었다고 CNN은 지적했다. 당시 북부 제닌 난민촌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대원과 일반인 등 6명이 숨지고 9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