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하는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해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비혼 출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비혼 출산 부모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등 가족 관련 제도를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은 2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인구정책으로서 비혼 출산'을 주제로 제2회 정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인구소멸 해법을 민간 차원에서 모색하는 한미연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이사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발기인 대표를 맡아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초대 원장은 이인실 전 통계청장이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김영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혼 인구가 비혼 가정 형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우리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과의 결정적 차이"라며 비혼 출산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가칭 '동반가정 등록제'를 제안했다. 비혼 출산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 복지서비스 적용 △수술동의서 등 작성 시 법적 배우자로 인정 △각자 재산을 관리·처분할 수 있는 별산제 △부모 합의로 자녀 성(姓) 선택 등이 동반가정 등록제의 주요 내용이다.
패널 토론에서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도 "저출산 정책 지원 대상을 부모 중심에서 자녀 중심으로 바꿀 때"라며 "아이가 걱정 없이 살아갈 환경 마련에 집중하면 부모의 혼인 상태는 정책 설계에 있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종훈 회장도 환영사를 통해 "우리 사회는 비혼 출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