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1970년대 아카데미 장식한 영국 배우 글렌다 잭슨 별세

입력
2023.06.15 21:33
24면
향년 87세... 생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2번 수상

1960~1970년대에 왕성하게 활동하며 두 번의 아카데미상 영예를 안았던 영국의 배우이자, 정치인으로도 활동한 글렌다 잭슨이 사망했다. 향년 87세.

잭슨의 대리인인 라이오넬 라너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글렌다 잭슨이 이날 아침 런던 블랙히스의 자택에서 짧은 투병 중 가족의 품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잭슨은 1936년 영국 머지사이드주 버켄헤드에서 네 자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연기에 흥미가 있었던 그는 왕립연극학교에서 공부했고 이후 1964년부터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에서 4년간 연극에 몸담았다. 거장 연출가 피터 브룩(1925~2022)의 눈에 띄어 연극 '마라/사드'에 캐스팅되며 얼굴을 알린 것도 이때였다.

이후 그는 영화계에서 중요한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1969년 영화 '사랑하는 여인들'에서 관능적인 구드 런 역할로 생애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잭슨은 아들을 출산하고도 크고 작은 TV쇼에 출연하며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1973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 '주말의 사랑'에서 비키를 연기하며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영예를 안았다. 1992년부터 2015년까지는 노동당 소속 하원 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말년에는 다시 무대로 돌아와 연기에 혼신을 다했다. 2018년 브로드웨이 연극 '에드워드 올비의 키 큰 세 여자'로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이듬해 연극 '리어왕'에서 리어왕으로 분하며 성별의 벽을 허물기도 했다.


최은서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