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외

입력
2023.06.16 04:30
15면
문학·어린이 청소년
문학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황인찬 지음. 제66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이미지 사진'을 포함해 총 64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시인은 일상의 것들에 이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를 써나간다. "이게 내 마음이다"라는 단호한 어투 대신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라는 신중한 어투로 표현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인식하고 이름 붙이는 시인의 세상에 대한 사랑이 드러난다. 문학동네·144쪽·1만2,000원

△소금 아이

이희영 지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저자의 새 장편소설. 주인공 이수는 엄마가 새로 만난 남자를 따라 우솔읍으로 내려간다. 어느 날 밤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해 엄마와 남자 모두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이수는 남자의 노모와 함께 살게 된다. 시간이 지나 그날의 진실을 가슴에 묻고 산 할머니가 치매에 걸리면서 사건의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돌베개·232쪽·1만4,000원

△베르타 이슬라

하비에르 마리아스 지음. 남진희 옮김.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비밀정보부 스파이로 활동하게 된 남편 토마스와 불안정한 남편의 삶을 받아들이려 애쓰면서도 혼란스러워하는 아내 베르타의 이야기를 담았다. 두 사람 모두 사랑과 진실, 존재의 불확실성을 느끼며 자신의 운명에 소용돌이처럼 휘말려 간다. 두 사람의 심리를 다양한 시점을 통해 묘사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이 매혹적이다. 소미미디어·760쪽·1만7,800원

△아버지의 상자

루카스 베르푸스 지음. 박종대 옮김. 베를린 문학상과 스위스 도서상을 받은 작가의 에세이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그는 가난한 청소년기를 보내며 20대 중반까지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 그는 문학적 성취를 거둬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가난 등에서 시작된 그의 결핍에 관한 이야기는 사유재산, 불공정 등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된다. 마라카스·144쪽·1만3,800원

△검은 모나리자

박찬순 지음. 재난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이를 딛고 일어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엮은 소설집. 스크린도어 정비공의 죽음에서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실직과 사망, 10·29참사 등 실제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건들을 소재로 삼았다. 뉴스를 통해 전해진 객관적 보도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개개인의 죽음을 조명한다. 우리 모두의 비극이 된 사회적 재난의 고통을 문학을 통해 호명하고 치유한다. 강·340쪽·1만5,000원


어린이·청소년

△이사 가는 꿈

인선 지음. 빈터에 들어선 아파트가 점차 낡아지고 재건축을 위해 허물어질 때까지 45년을 함께한 나무의 이야기를 담았다. 새 건물이 들어설 때 그 자리에 있던 나무들은 폐기된다. 옮겨심기엔 이식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 나무가 화자가 돼 우리 주변의 삶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수십 년간 변화해온 시대의 모습을 그림으로 보는 것도 숨겨진 재미다. 현암주니어·38쪽·1만4,000원

△정답이 있어야 할까

맥 바넷 글. 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 김세실 옮김. 2015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린 두 사람이 낸 신작. '코끼리는 왜 화가 났을까?', '은행을 턴 범인은 누굴까?' 등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20개의 질문에 자유롭게 답하는 인터랙티브 그림책이다. 유머러스하고 세련된 그림과 호기심을 유도하는 질문이 만나 아이들의 생각과 상상의 경계를 확장한다. 주니어RHK·40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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