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한전은 CEO 없이 버틴다? 다음 사장은 누가 될까

입력
2023.06.14 08:00
학자 출신 정치인부터 관료·에너지 전문가까지
공고 전부터 두루 하마평


정승일 사장이 물러난 뒤 비상경영체제로 운영 중인 한국전력이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경영 상황을 감안해 사장 인선을 서두른다는 계획이지만 모집 공고와 후보 검증 등 절차를 감안하면 올여름은 최고경영자(CEO) 공백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새 사장 선출을 위한 임추위를 꾸렸다. 지난달 19일 정 전 사장 사직서가 수리된 지 14일 만이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 시행령에 따르면 한전은 임원 사직 후 1개월 안에 구성원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1명을 포함해 5~15명의 임추위를 구성해야 한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임추위 위원은 7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임추위 위원이 서류 심사와 면접을 맡기 때문에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차기 사장으로는 교수 출신 정치권 인사 등이 거론된다. 김종석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장이 대표적이다.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인 김 위원장은 규제 개혁을 강조해 온 정통 경제학자로 공정거래위원회 정책평가위원회 민간위원장, 한국경제연구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거쳐 제20대 국회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을 지냈다.



모집 공고 후 인선까지 평균 3개월 걸려


직전 정 사장을 비롯해 김종갑 사장, 조환익 사장 등 역대 한전 사장 중 산업부 차관이 많았다는 점에서 관료 출신도 하마평에 오른다. 김준동 전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③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이다. 김 전 부회장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지낸 에너지·산업 분야 전문가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우 부회장은 산업부에서 에너지절약추진단장, 통상 차관보 등을 지냈다. 이 밖에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대변해 온 손양훈 인천대 교수 등 에너지 전문가들도 물망에 오른다.

한전 사장을 뽑으려면 공고부터 통상 3개월 이상이 걸린다. 서류심사, 위원 면접 등을 거친 뒤 산업부가 3~5배수를 추린다. 이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인사 검증을 거친 뒤 산업부가 최종 후보자를 통보한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치면 산업부 장관이 후보를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때문에 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여름, 한전의 경영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역대 최대 전력수요는 △2022년 12월 23일(9만4,509메가와트‧㎿) △2022년 7월 7일(9만2,990㎿) △2021년 7월 27일(9만1,141㎿) △2021년 12월 27일(9만708㎿), △2021년 1월 11일(9만564㎿)로 해마다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