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아들 "불장 왔을 때 인생 엑싯" 발언... 민주 "코인 내역 공개하라"

입력
2023.06.12 20:04
김기현 아들, 지난해 NFT 커뮤니티에
"불장 왔을 때 '다바'로 인생 엑싯해야"
국민의힘 "업계 종사자들 통상 발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아들이 본인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근무 중인 회사가 발행한 코인으로 큰 수익을 도모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김 대표를 향해 가족을 포함한 가상자산(코인) 보유 내역을 공개하라며 공세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업계 종사자들의 통상적 대화를 호도한 것"이라고 엄호했다.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인 변창호씨가 12일 공개한 음성채팅 프로그램 디스코드의 '다바 프로젝트 커뮤니티' 채팅 내역에 따르면, 김씨로 추정되는 사용자가 지난해 2월 22일 "개인적으로 죽을 맛"이라며 "그사이 '다바' 개같이 부활해서 불장 다시 왔을 때 '다바'로 인생 엑싯(exit·탈출하다)해야죠"라고 글을 적었다. '다바'는 김씨가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근무 중인 회사 '언오픈드'가 만든 대체불가토큰(NFT)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장(불장)일 때 큰 수익을 노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바는 투자금을 모은 후 사업을 방치하고 있다는 '러그풀(rug pull)' 의혹도 받고 있다. 변씨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을 제기해 국민의힘에서 '코인 고수'로 인정한 인사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가상자산 업계에서 일하는 아들이 '일개 중소기업 직장인일 뿐'이라던 김 대표의 항변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가상자산 시장에 따라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어 엑싯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강 대변인은 이어 "2021년 11월 입사한 김씨가 고작 9개월 후 COO로 승진했다"며 "이때 김 대표가 원내대표로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외치던 시기인데, 공교로운 우연의 일치일 뿐인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표를 향해서도 가족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강 대변인은 "당명을 '코인의힘'으로 바꿀 요량이 아니라면 국민 앞에 본인과 가족의 가상자산 내역을 투명히 공개하라"며 "어설픈 거짓말로 상황을 '엑싯'하려다, 국민의힘 대표 자리에서 '엑싯'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허무맹랑한 의혹 제기"라며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의 통상적인 대화를 가지고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호도하는 모습이 역시나 왜곡·선동 전문당답다"고 맞받았다. 유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김남국 의원에 대한 징계는커녕 자체 진상조사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짜고 친 탈당쇼를 가만히 두고 봤으면서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나"라며 "이재명 대표 아들에 대한 상습 도박, 성매매 의혹은 사실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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