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잘 다듬어진 패밀리 EV – 현대 코나 일렉트릭 롱레인지

입력
2023.06.09 15:30

현대자동차가 컴팩트 SUV, 코나의 세대 교체를 이뤄낸 가운데, 전기차 사양인 ‘코나 일렉트릭’ 역시 새롭게 다듬으며 전반적인 업데이트를 이뤄냈다.

현대차는 코나의 세대 교체를 거치며 내연기관 사양과 전기차 사양의 디자인을 일치시키는 브랜드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또한 보다 확장된 차레를 기반으로 더욱 실용적인 전기차, 그리고 다루기 좋은 전기차를 구현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담았다.

새롭게 다듬어진 EV, 코나 일렉트릭은 어떤 매력과 가치를 선사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코나 일렉트릭은 롱레인지 사양이며 앞서 출시되었던 내연기관 사양인 ‘코나’와 체격을 공유한다.

실제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전장은 4,355mm로 컴팩트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다. 각각 1,825mm와 1,57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으며 휠베이스는 2,660mm로 내연기관의 코나와 동일하다. 다만 배터리, 전기 모터 등으로 인해 공차중량은 1,740kg(빌트인캠 포함)이다.

최신 현대차 기조를 담아낸 코나 일렉트릭

새로운 코나 일렉트릭의 디자인은 먼저 데뷔했던 ‘코나’와 완전히 동일한 디자인을 제시한다. 이는 과거 전기차만의 디자인을 강제적으로 적용했던 ‘자동차 디자인 기조’의 변화가 변하고 있음을 알린다. 실제 전기차는 이제 익숙한 존재가 됐다.

코나 일렉트릭에는 현대차 최신의 디자인 기조가 담겼다. 제네시스가 두 줄의 빛을 강조했다면, 스타리아와 그랜저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하나의 줄’이 코나 일렉트릭에 적용되어 ‘현대차 디자인’의 변화, 그리고 최신의 방향성을 보다 선명히 드러낸다.

여기에 분리형 헤드라이트, 그리고 제법 견고하면서도 대담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바디킷 등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다만 전면 부분에 자리한 충전 소켓 커버가 너무 도드라지는 모습이라 내심 아쉬운 마무리라 생각됐다.

측면에서는 한층 늘어난 전장이 도드라진다. 여기에 윈도우 라인을 따라 그려진 크롬 가니시, 그리고 다부진 스타일리의 클래딩 가드 디테일 등이 만족감을 더한다. 또한 코나 일렉트릭을 위해 새롭게 제작된 휠 역시 만족감을 더한다.

끝으로 후면 역시 하나의 줄이 강조된 모습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램프 유닛을 클래딩 가드 쪽으로 배치하고 전용의 바디킷을 적용했다. 이러한 모습은 내연기관 대비 한층 깔끔한 모습으로 ‘전기차’ 고유의 감성을 잘 드러낸다.

깔끔하고 기능적인 공간

코나 일렉트릭의 실내 공간 역시 일반적인 코나와 동일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공간의 연출, 그리고 기능의 매력 등을 느낄 수 있다.

먼저 대시보드의 형태는 물론이고 스티어링 휠 등에 현대차 최신의 디자인 기조를 반영하고, 공간을 보다 넉넉히 활용할 수 있는 기어 셀렉터를 더했다. 여기에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이 기능의 매력을 더한다.

여기에 앰비언트 라이팅 기능은 물론이고, 차박 시에 실내 조명을 은은하게 바꿔주는 기능 등이 더해져 ‘활용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기반으로 내비게이션은 물론이도 블루투스 오디오, 차량 설정 등 다채로운 기능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전기차를 위해 마련된 여러 요소들이 차량 사용의 부담을 덜어준다.

참고로 실내 공간, 적재 공간의 여유도 준수하다. 실제 작은 체격의 차량이지만 1열, 2열 공간 모두 여유롭게 구성되어 활용성 및 패밀리카의 가능성을 과시한다. 특히 2열 공간이 평평하게 다듬어져 있어 2열 탑승자의 여유가 더욱 크다.

여기에 다채로운 수납 공간, 그리고 2열 시트 폴딩 등을 통해 추가적인 여유를 더할 수 있는 적재 공간 등이 자리한다. 실제 시승을 하고, 촬영을 하면서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지속적으로 들었다.

합리성을 갖춘 코나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은 사양에 따라 99kW와 150kW의 전기 모터를 적용하고, 배터리 역시 48.6kWh와 64.8kWh로 이원화하여 운영한다. 말 그대로 일상을 위한 차량과 ‘조금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롱레인지 트림으로 구분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시승 차량은 150kW와 64.8kWh의 배터리를 품은 롱레인지 사양으로 1회 충전 시 368km(19인치 휠, 타이어 기준)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참고로 17인치 휠을 탑재할 때에는 417km까지 달릴 수 있어 ‘활용성’을 높인다.

일상을 위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의 외형과 실내 공간을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작지만 실용적으로, 그리고 기술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공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의 시인성,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사용성 등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스티어링 휠 칼럼 뒤에 자리한 기어 셀렉터의 적용 역시 전기차에게 큰 힘이 된다. 기본적인 사용성이 좋을 뿐 아니라 이러한 변화를 통해 센터 터널의 공간 및 수납 공간을 더욱 확보할 수 있어 ‘차량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환산 기준 204마력, 그리고 26.0kg.m의 토크를 내는 코나 일렉트릭의 전기 모터는 말 그대로 ‘사용성이 좋은 구성’을 갖췄다. 성능 자체는 그리 탁월한 편은 아니지만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출력 전개가 주행 전반에 걸쳐 매력을 과시한다.

발진 가속 성능이 우수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 능숙히 대응할 수 있고, 추월 가속 등에서도 제 몫을 다한다. 다만 절대적인 성능, 그리고 코나 일렉트릭의 성향 자체가 ‘일상’에 초점을 맞춘 만큼 고속 주행 등에서는 조금 ‘부족함’ 역시 느껴진다.

코나 일렉트릭의 기본적인 움직임은 그냥 평이한 부분이다. 실제 주행 전반에 걸쳐 보여지는 특성, 그리고 코너링 상황에서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특별할 것이 없는’ 모습이다.

현대차 역시 경험이 충분히 쌓인 만큼 ‘기본적인 움직임’을 능숙하다. 실제 조향에 따라 가볍게 움직이며 운전자의 의도가 잘 반영되는 모습이라 ‘차량을 운영하며 어려운 부분’은 없으리라 생각됐다.

주행을 하며 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있다면 ‘노면에 대한 대응 능력’일 것이다. 과거의 코나라고 한다면 작은 SUV, 그리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차량이지만 ‘노면 대응 능력’이 아쉬운 차량이라 평할 수 있다.

그러나 최신의 코나 일렉트릭은 한층 성숙된 모습이다. 전기차들의 투박하고 건조하기만 한 노면 대응에 여유가 더해졌다. 실제 서스펜션의 대응 능력이 단단한 차체와 ‘조화’를 구현할 수 있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덕분애 거친 느낌의 노면을 지날 때나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발생되는 자잘한 진동의 스트레스, 그리고 순간적으로 건조하게 전해지는 충격이 무척 다듬어진 모습이다. 덕분에 주행 전반의 ‘스트레스’가 대폭 줄어든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과거의 코나 일렉트릭의 질감이 ‘튜닝카’였다면 코나 일렉트릭의 질감은 ‘양산차’의 것과 유사하다는 표현이 적합해보였다.

코나 일렉트릭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한다면 단연 초고속 충전에 대비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배터리 용량이 거대한 편은 아니지만 350kW 충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의 부담을 대폭 줄인다.

다만 350kW 규격의 충전 인프라가 많지 않은 게 흠이다. 그리고 시승차의 경우 휠, 타이어 사이즈로 인해 제약이 있지만 17인치 휠, 타이어 사양의 경우 417km에 이르는 주행 거리를 보장하니 ‘주행거리의 매력’ 역시 경쟁력 있어 보였다.

좋은점: 전반적으로 개선된 주행 질감, 그리고 실용적인 패키지

아쉬운점: 점점 높아지는 전기차 충전 비용

권할 수 있는 패밀리 EV, 코나 일렉트릭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코나 일렉트릭이 동급 최고, 혹은 ‘최고의 전기차’라고 정의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애초에 코나 일렉트릭은 ‘최고’를 위한 차량은 아니다. 말 그대로 모두를 위해, 그리고 타인과 함께 하기에 좋은 전기차다.

모두가 하이엔드 모델을 원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대중적인 전기차’일 것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그 성격을 명확히 정의하고 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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