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테이블 세터 홍창기(30)와 문성주(26)가 매 경기 리그 최고의 밥상을 차리고 있다.
1일 기준 홍창기는 출루율 0.446으로 리그 1위, 문성주는 0.427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둘의 출루 확률을 합치면, 무려 87%를 넘는다. 이들과 출루율 경쟁을 하는 선수는 2위 최형우(KIA·0.428)와 4위 양의지(두산·0.422)뿐이다.
홍창기의 경우 올 시즌 ‘절치부심’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2021년 볼넷 109개를 골라내며 출루왕(0.456) 타이틀과 골든글러브(외야수)까지 품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출루율이 0.390까지 떨어졌다.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6월 내복사근(옆구리)을 다친 게 화근이었다. 새롭게 맞은 올 시즌에도 개막 후 4월 한 달 출루율이 0.284에 그쳤지만, 5월부터 ‘왕년의 출루왕’ 모드로 변신해 성적을 바짝 끌어올렸다.
볼넷도 많이 얻었지만 타율도 리그 1위(0.332)에 오른 상태다. ‘타율과 출루율 어느 부문이 더 욕심나느냐’는 질문에 홍창기는 “출루율”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1번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출루율이라 생각한다. 난 1번 타자고, (출루는)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번 타자 문성주는 4월(출루율 0.349)에 이어 5월(0.434)에도 꾸준히 출루하면서 출루왕 타이틀을 놓고 집안 경쟁이 치열하다. 2018년 입단(전체 97순위)해 지난해 타율 0.303, 출루율 0.401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고, 올해 실력이 만개한 모양새다. 홍창기는 “물론 (출루율 상을) 제가 받으면 좋겠지만 (문)성주가 받더라도 팀에는 잘된 일”이라며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 (타이틀에 대해) 많이 신경 쓰고 싶진 않다”라고 했다.
여기에 테이블세터는 아니지만, 올 시즌 5~6번 타순에 배치된 문보경의 출루율(0.397·5위)도 빼놓을 수 없다. 문보경은 특히 볼넷 30개를 골라내고 있는데, 문보경과 홍창기(31개·1위) 문성주(30개) 세 선수가 골라낸 볼넷만 무려 91개로 ‘볼넷 탐지기’ 수준이다.
한 팀에서 1, 2번 테이블 세터가 출루율 8할이 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2009년 당시 SK(현 SSG) 정근우 박재상(출루율 0.437, 0.381) 테이블 세터가 출루율 8할을 합작한 적이 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4년 해태(현 KIA)의 이종범 이순철(0.452, 0.386)도 활발하게 출루했다. LG에서는 1994년 유지현 김재현(0.391, 0.376) 콤비가 팬들의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