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다사다난했던 시즌을 마무리 짓고 귀국했다.
손흥민은 30일 오후 체크 무늬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착용한 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공항을 찾은 200여명의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후 별다른 미디어 활동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손흥민은 2022~23시즌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직전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을 넣으며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새로운 시즌 초반에는 기대치에 다소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다. 상대의 집중 견제와 모호한 팀 전술 등 탓에 리그 7경기를 포함한 공식전 9경기에서 골 침묵을 이어갔다.
설상가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마르세유(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공중볼 경합 중 상대와 부딪혀 안와골절 부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불과 보름 남짓 남겨둔 시점이었다. 결국 손흥민은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쓴 채로 월드컵 출전을 강행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주장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았다. 특히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결승골을 도와 한국이 12년 만에 본선 16강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이뤘지만, 리그 복귀 후 다시 긴 침묵이 찾아왔다. 이 과정에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팀을 떠났고, 감독대행도 한 차례 바뀌는 등 손흥민의 소속팀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리그 후반기를 보냈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손흥민은 꾸준히 팀의 중심 선수로 활약했고, 시즌 막판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결국 이달 1일 리버풀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7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1992년 출범한 EPL에서 11번째로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또 EPL 통산 103호골을 달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47경기 14골 6도움으로 2022~23시즌을 마무리 됐다.
이날 팬들의 환대를 받으며 입국한 손흥민은 다음달 12일 대표팀에 합류해 페루(6월16일), 엘살바도르(6월20일)와 평가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