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3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대구 주택가 이슬람사원 건립에 대해 "대구가 글로벌도시가 되기 위해선 이슬람사원뿐 아니라 힌두교사원도 들어와야 한다"며 "폐쇄성을 극복해야 글로벌 대구가 된다"고 밝혔다. 또 이단인 신천지를 대상으로 한 1,000억 원 민사소송에 대해선 "무리한 소송이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30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도시를 추진하는 대구시가 세계 속의 대구가 되려면 일부 종교세력의 반대에 함몰돼선 안 된다"며 "특정 종교는 못 들어온다, 배제한다고 하면서 어떻게 글로벌 대구가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최근 방문한) 싱가포르에는 이슬람, 힌두교는 물론 도교사원도 있다"며 "그러니까 세계도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슬람을 믿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주가 대구에 유학생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는데, 이슬람을 배척하고는 대구가 세계도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 원인이 생활불편 문제라는 주장도 있는데, 만약 기도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와 불편하다면 방음벽을 설치하면 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또 "대구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슬람사원 문제는 허가를 내준 북구청이 조정하는 게 맞고, 도움을 요청하면 대구시가 나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기독교도로 등록돼 있지만 절에도 자주 가고, 스님들도 많이 안다"며 "존중을 받으려면 타인의 종교를 폄훼하거나 배척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 종교가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타 종교도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 이슬람도 하나의 종교일 뿐, 서로 증오하지 않고 포용하며 각자의 종교만 믿으면 된다"고 올렸다.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근처에 건립 중인 이슬람사원은 2021년 2월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공사가 중단됐으나 건축주가 주민들을 상대로 벌인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지난해 8월 공사가 재개됐다. 이곳은 공사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고 있는 데다 주민들이 공사장 인근에 무슬림이 혐오하는 돼지머리를 놔두고 삼겹살 파티까지 벌이면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 시장은 신천지 예수교회를 상대로 제기한 대구시의 '1,000억 민사소송'에 대해선 "신천지 신자들에게만 치료비를 별도로 받겠다고 한 소송 자체가 무리했다"며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구시민"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쓸데없이 질 것 뻔히 알면서, 인지대와 변호사 비용, 대구시민 세금을 쓰는 것이 맞는지, 1심 판결 결과 보고 법적 판단을 하겠다"고 언급해, 1심에서 대구시가 패소할 경우 항소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재판부는 신천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확산시킨 구체적 증거를 대구시에 요구하고 있고, 신천지를 상대로 2억100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서울시가 패소한 것도 대구시 입장에선 불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