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지은희, LPGA '매치퀸' 2연패 시동

입력
2023.05.25 14:20
23면


‘맏언니’ 지은희(37)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 2년 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지은희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총상금 150만 달러) 조별리그 첫날 경기에서 마틸다 카스트렌(핀란드)에게 2개 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앞서며 승리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투어 통산 6승을 달성했던 지은희는 타이틀 방어전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지은희는 지난해 대회 당시 36세 17일로 한국 선수 L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올해도 우승한다면 이 기록을 다시 새로 쓸 수 있다.

총 64명이 출전하는 이 대회에선 4명씩 16개 조로 조별리그를 치러 각 조 1위가 16강에 오르며, 이후엔 16강부터 결승까지 단판 승부가 이어진다.

이날 같은 조의 다른 경기에서 린 그랜트(스웨덴)와 매디 저리크(캐나다)가 비기면서 지은희는 조 선두로 나섰다.

2번 홀(파4) 카스트렌의 보기로 앞서 나간 지은희는 전반이 끝날 때 두 홀 차로 리드했다.

12번 홀(파4)에서도 카스트렌이 파를 지키지 못하며 격차를 더 벌린 지은희는 14번 홀(파4)을 내줬지만, 15번 홀(파4)에서 응수하며 16번 홀에서 경기를 끝냈다.

지은희는 2차전에선 저리크와 맞붙는다.

지은희는 "오늘 샷 감각이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다. 상대 선수도 오늘 감각이 좋지 않았던 것 같아서 조금 수월하게 풀어 나갈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감각이 좋지 않더라도 최대한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했고 상대가 따라올 때도 자신 있게 쳤다"며 "핀 위치가 어려운 곳이 많았는데 그런 점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별리그 1차전 중 유일하게 한국 선수끼리 만난 경기에선 신지은이 안나린을 3홀 차로 따돌렸다.

나머지 한국 선수들은 모두 부진했다. 이정은6은 소피아 슈버트(미국)와 비겼고, 김세영은 젠베이윈(대만)에게 3홀 차로 졌다.

신인상 부문 선두를 달리는 유해란은 린지 위버-라이트(미국)에게 두 홀 차로 패했고, 같은 조의 김아림은 프리다 시널트(스웨덴)에게 3홀 차로 경기를 내줬다.

세계랭킹 1∼3위인 고진영, 넬리 코다(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이번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출전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릴리아 부(미국·4위)는 로런 하트라지(미국)에게 4홀 차 완승을 거뒀다.

김기중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