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활꽃게 샀는데 열어보니 다리 사라져"...소비자만 분통

입력
2023.05.23 08:39
"저울 눈속임 대신 상품 바꿔치기"

인천의 한 포구 어시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꽃게를 사서 집에 돌아왔는데 다리가 떨어진 죽은 꽃게가 들어 있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저울 조작'에는 더 이상 속지 않는 손님들을 노린 '상품 바꿔치기'에 당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땡땡포구 꽃게구입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인천의 한 포구에서 활꽃게를 산 후기를 담은 글이다. 작성자는 "인천에 살면서 땡땡포구는 거들떠도 안 보고 대명항이나 연안부두를 이용해 왔다"며 "그런데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은 땡땡포구를 찾았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이 포구 어시장에서 생선구이를 맛있게 먹은 후, 살아 있는 싱싱한 꽃게 두 상자를 구입했다. 그러나 한 시간 거리 집에 도착해 아이스박스를 열자 다리가 다 달린 꽃게가 단 한 마리도 없었고 모두 죽은 상태였다. 일부는 다리가 두 개밖에 없을 정도였다. 그는 "아이스박스 안 어디를 찾아봐도 떨어진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며 "구입할 때만 해도 분명 다리가 다 달리고, 파닥파닥거릴 정도로 싱싱했는데 요즘 꽃게는 한 시간 정도 지나면 다 죽고 다리도 사라지나 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내 생에 더 이상 땡땡포구는 찾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작성자는 해당 판매점의 이름을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포구가 소래포구라는 점은 밝혔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영수증을 공개하고 싶지만 분명 양심적인 상인도 있다고 믿고 싶다. 이 글로 소래포구 상인이나 관계자들도 (어느 정도 문제점을) 인지했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 글에는 작성자가 어시장의 바가지 상술인 '바꿔치기' 수법에 당한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수산물 시장에서 무게를 늘려 파는 '저울 속이기' 수법이 많았지만, 이 수법이 많이 알려지며 이제는 계산 후 손님이 긴장을 푼 사이에 다른 물건으로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싱싱한 것처럼 속여 파는 것이 판매원 능력으로 간주, 이 '능력'에 따라 판매원 월급이 달라진다고 한다", "어딜 가든 지역의 이미지는 그 지역 상인들이 만든다", "남동구청이 감독해야 한다" 등의 댓글도 달리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대전의 한 공영 수산물 도매시장에서도 손님이 고른 대게를 상인이 바꿔치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상인은 부족한 다리를 냉동 대게로 채우려다가 상태가 좋지 않아 멀쩡한 활 대게로 바꿔줬다고 주장했지만 대전시는 유통거래질서 저해 행위라며 경고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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