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1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보석을 신청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권 대표와 핵심 공범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는 이날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법원에서 "각각 40만 유로(약 5억8,000만 원)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재판부에 보석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몬테네그로 검찰은 두 사람의 보석을 반대했으며, 재판부는 이날 이들의 보석 여부를 결정짓지 않았다. .
권 대표 등은 위조 신분증 사용 혐의에 대해 "적법한 절차로 취득했다"며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3월 도피 행각 중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여권을 위조해 출국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권 대표는 법정에서 현재 보유 재산 규모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한국에 아내와 공동 명의로 300만 달러(약 40억 원) 가량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고만 말했을 뿐, "언론 앞에서 (정확한 액수를) 밝히기 어렵다"고 추가 진술을 거부했다. 포드고리차 법원은 권 대표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을 내달 16일 열겠다고 밝혔다.
현재 권 대표 측은 각국 변호사들을 고용해 몬테네그로는 물론,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기소 절차에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 몬테네그로의 권 대표 측 변호인단은 지난달 2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사기 혐의에 대해 "근거가 없어 소송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과 권 대표 송환을 경쟁 중인 한국 검찰도 적극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권 대표에 대한 한국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은 지난 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권 대표를 한국으로 송환해 수사하는 것이 정의를 구현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