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엄, 동학정신 되새겨야"…동학농민혁명 전시전 개최

입력
2023.05.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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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일,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기획전시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11일 동학농민혁명 129주년을 맞아 전북 정읍시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동록개의 꿈, 형평을 찾아서’ 전시전을 개최했다. 21일까지 열리는 전시전에서는 동학농민혁명이 우리 사회의 인권해방운동에 끼친 영향에 대해 재조명하는 의미를 담았다.

동록개는 조선시대 어느 동네에나 있던 동네 개라는 뜻의 백정 이름이다. 조선시대 백정은 다른 사람이 부르는 이름으로 평생을 살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조차 없었다. 전북 김제 원평에 살던 한 동록개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자 평생 모은 돈을 동학농민군에 전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신분제는 폐지됐으나, 조선시대 500년간 사회 곳곳에 파고든 차별의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평등한 세상에 대한 희망을 품었던 백정은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저울처럼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형평운동을 일으킨다. 수만 명이 참여했고 전국에 지부가 생겨났으며 일본의 수평사와 연대하는 등 세상의 편견에 맞섰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관계자는 “2023년 백정을 바라보는 시선은 과거와 다르지만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와 멸시는 여전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이 우리 사회의 인권해방운동에 끼친 영향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이 지향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읍=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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