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고용 선방? 청년·제조업 취업자 또 줄었다

입력
2023.05.10 16:00
전년비 35.4만 늘어... 증가폭은 둔화
97.5%가 여성, 60세 이상 빼면 -8.8만

경기 하강 조짐에도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활기를 띠며 정부가 안도하는 기색이다. 하지만 일하기 시작할 나이의 청년층과 수출 주력인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는 감소세가 계속됐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만4,000명 늘었다. 46만9,000명으로 3월 반짝 반등했던 증가폭이 다시 둔화했지만 2월 수준(31만2,000명)까지 빠지지는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86만5,000명이나 늘었던 작년 4월 기저 효과에도 취업자 수가 26개월째 증가세”라며 “양호한 고용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고용률과 실업률도 호조다. 15세 이상 고용률의 경우 작년보다 0.6%포인트 상승한 62.7%로 1982년 7월 해당 통계 작성 이래 4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실업률도 2.8%로 1999년 6월 기준 변경 이후 4월 기준 최저였다.

그러나 연령ㆍ업종별로 취업자 증감 현황을 뜯어보면 전체 수치만 볼 때보다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다. 일단 60세 이상에서 취업자 수가 44만2,000명 늘어 이들 고령층을 뺀 연령대에서는 8만8,000명 마이너스(-)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취업자가 13만7,000명 줄어 6개월째 감소했고, 감소폭도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증가폭이 컸던 작년 4월(18만6,000명) 기저 효과에 인구 감소 효과가 포개졌다는 게 기재부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9만7,000명 줄어 4개월째 감소 흐름이 지속됐다. 감소폭도 커서 2020년 12월(-11만 명)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였다. 13만2,000명이 증가했던 작년 4월 기저 효과, 정보기술(IT) 부문 중심의 경기 부진 등이 요인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고용 확대 견인은 고령층 외에 여성과 서비스업이 맡았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97.5%(34만5,000명)가 여성이었다. 일ㆍ육아 병행 여건 개선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재부는 보고 있다. 업종별로는 외부 활동 및 돌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숙박ㆍ음식점업(17만1,000명)과 보건복지업(14만8,000명) 등 서비스업이 고용시장을 떠받쳤다.

고용시장 내실 강화의 관건은 무엇보다 수출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수출 감소 부분이 회복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제조업(고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IT 위주의 제조업 경기 부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재연 우려 등에 따라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폭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 전담반’을 중심으로 고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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