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3만 관객 동원... '슈퍼 마리오'의 흥행 비결

입력
2023.05.13 12:14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역대 애니메이션 어린이날 일일 스코어 1위 경신
향수 자극하는 음악·캐릭터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향한 대중의 반응이 뜨겁다.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가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법하지만 하루 동안 43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국내에서 지난달 26일 개봉해 지금까지 188만 명이 관람했다. '슈퍼 마리오' 시리즈를 탄생시킨 닌텐도와 애니메이션 명가 일루미네이션이 만나 탄생한 이 작품은 뉴욕의 평범한 배관공 마리오가 다른 세계의 빌런 쿠파에게 납치당한 동생 루이지를 구하기 위해 슈퍼 마리오로 레벨업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게임 속 캐릭터 마리오 루이지 피치 쿠파 등은 커다란 스크린을 채우며 영화 마니아들을 만나는 중이다.

작품 측은 개봉을 앞두고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액션과 마리오를 비롯해 루이지 피치 쿠파로 이어지는 인기 캐릭터들의 숨겨진 스토리, 디테일한 프로덕션이 모두 담겨 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고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개봉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 모으는데 성공했다. 지난 5일에는 43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역대 애니메이션 어린이날 일일 스코어 1위를 경신했다.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라는 점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 부분이 인기를 높인 유일한 원인이라고 보긴 어렵다. 2021년 공포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가 개봉했으나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극장가가 한창 경직돼 있던 시기이고 공포가 모두가 즐기는 장르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도 1만을 간신히 넘어선 관객 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 게임 팬들은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가 원작의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냈다.

반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게임을 이루는 줄기들을 제대로 반영해 원작의 인기를 이을 수 있게 됐다. 영화에 사용된 음악은 대중의 호평을 이끌어낸 요소였다. 브라이언 타일러 음악 감독은 '슈퍼 마리오'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거대한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이용해 재해석했다. 달리고 점프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은 게임 속에서와 똑 닮아 있었고 곳곳에 숨어 있는 이스터 에그는 재미를 더했다.

그 결과 게임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게 됐는데 이 부분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가장 좋은 무기가 됐다. 한 포털 사이트의 영화 페이지에는 "추억의 게임을 옛날 그대로 잘 살려낸 애니메이션" "어른 시절을 게임을 보는 듯한 흥미로운 영상" 등의 관람평들이 게재됐다. 애니메이션인 만큼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영화관을 찾는 이들도 많았다. CGV 홈페이지의 평점 및 관람평 페이지에는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감상했다는 후기글이 여럿 올라왔다.

피치의 새로운 모습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tvN '영화로운 덕후생활'을 찾은 안야 테일러 조이는 "피치 공주가 좀 더 현대적인 인물이어야지만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치 공주가 주체적인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했고 운이 좋게도 모두 이 의견에 동의해 주셨다"고 밝혔다. 안야 테일러 조이가 연기한 피치 공주는 카리스마 넘치는 면모까지 보여줬고 새로운 모습은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추억으로 무장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원작의 힘을 잘 담아낸 대표적인 영화로 자리 잡게 됐다. 앞으로 이 작품이 얻을 성과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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