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문현빈 김동헌… 고졸 새내기 타자들, 눈에 띄네~

입력
2023.05.0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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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고등학생이었던 2004년생 새내기 타자들의 활약이 매섭다. 나이는 리그에서 가장 어리지만, 야무진 타격과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수비,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프로야구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거인의 진격’에 앞장선 김민석(롯데)이다.

김민석은 2일 광주 KIA전에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 1회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아도니스 메디나를 상대로 2루타를 터트리더니 첫 득점까지 올렸다. 4회에도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하며 KIA 배터리를 흔들었고, 6회에도 내야안타 후 홈을 밟는 등 팀의 9번째 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데뷔 첫 3안타 경기이자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 시즌 성적은 아직 0.230에 그치고 있지만 조금씩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개막 전 엔트리에 진입한 이후 계속 벤치를 지켰지만, 지난 9일 부산 KT전에서 2번 중견수로 생애 처음 선발 출전해 첫 안타와 첫 타점, 그리고 멀티히트까지 작성하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특히 박경수의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성 타구를 워닝 트랙까지 쫓아가 낚아채는 호수비는 많은 박수를 받았다. 주전 중견수였던 황성빈이 손가락 부상으로 한 달가량 팀을 이탈하면서 이 자리가 김민석에게 돌아갔는데 기회를 제대로 살리고 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눈에 띄진 않지만 문현빈(한화) 역시 시범경기를 통해 전문가들로부터 ‘주목할 선수’로 지목됐고, 실제로 리그에서 이를 증명하고 있다.

타구 속도도 빠르고 타율도 팀 내 상위권에 오르며 침체된 한화 타선에 그나마 숨통을 터주고 있다. 높은 콘택트율(83.2%)과 상대적으로 낮은 헛스윙 비율(12.4%) 등 재치 있는 배트 컨트롤도 눈에 띈다.

다만 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수비 포지션이 자주 변경되는 상황은 아쉽다. 2루와 유격수, 심지어 중견수까지 내ㆍ외야를 오가고 있다. 내야 수비에서 송구는 조금 불안하지만 포구에선 안정적인 모습이다.

김동헌(키움)도 김동수(1990)와 홍성흔(1999)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입단 첫해 신인왕 포수’에 도전하고 있다. 키움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포수만 5명이나 지명하며 ‘포스트 박동원의 시간’을 준비했고, 김동헌이 주전 포수 이지영을 백업할 자원으로 조금씩 성장 중이다.

신인인데도 팀이 치른 25경기 중 9경기에 선발 포수로 나설 정도로 사령탑의 신임을 받고 있다. 공격력은 조금 아쉽지만 수비에선 팀 에이스 안우진은 물론, 에릭 요키시, 아리엘 후라도 등 외인 투수들과 안정적인 호흡을 보였다. 특히 요키시가 선발로 나선 5번의 경기 중 개막 시리즈였던 첫 경기를 제외하고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서며 사실상 ‘전담 포수’ 역할을 하고 있다. “투수 리드는 물론, 프레이밍까지 고졸 신인답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수비가 신인답지 않게 안정적이다. 더 성장할 선수”라며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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