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가 불법인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성소수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세계적 추세에 거스르는 조처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우간다 의회는 이날 성소수자 처벌 강화 법안을 일부 수정해 통과시켰다. 성소수자(LGBTQ)로 확인만 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조항과 동성애 의심 행위 신고를 의무화한 조항은 삭제됐다. 법안은 "동성애자로 추정되거나 의심되는 사람이라도 동성애자와 성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아동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동성애 행위의 경우에는 신고하지 않을 경우 징역 5년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의 수정 재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동성간 일부 성관계에 대해 최대 사형에 처하는 조항을 비롯한 대부분의 처벌 강화 규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의회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성행위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행위 등 소위 '악질 동성애 성관계'가 적발될 경우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라는 무세베니 대통령의 권고는 거부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수정안에 따르면 이런 '악질 동성애 성관계' 미수범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14년, 단순한 동성애 성관계 미수범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할 수 있다. 이 밖에 동성애 활동을 모집·홍보·후원할 경우 징역 20년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가혹한 처벌 규정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법안은 무세비니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국제사회는 무세비니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법안이 제정될 경우 경제적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고,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끔찍한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무세비니 대통령 역시 이 법안 자체의 취지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힌 바 있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