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한 남성이 이웃집으로 쳐들어가 8세와 15세의 아이들을 포함해 일가족 5명을 총으로 사살했다고 로이터 AP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용의자는 아직 체포되지 않은 상태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용의자 프란시스코 오로페사(38)는 옆집 가족이 "잠을 잘 수가 없다. 밤에 마당에서 총을 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직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금요일(28일) 자정 직전 휴스턴에서 72㎞ 떨어진 클리블랜드 인근 마을에서 벌어진 일이다.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의 집에는 약 10명이 머무르고 있었고, 모두 온두라스에서 온 이민자였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산 자신토 카운티의 경찰 그레그 케이퍼스는 "발사된 총탄은 전부 목 윗부분, 즉 머리를 겨냥해서 발사됐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경찰 당국은 현재 수색견과 무인기 등을 동원해서 오로페사를 뒤쫓고 있다. 그는 총격 당시 취한 상태였고, 사건 직후 현장에서 불과 몇 km 떨어진 숲 속으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용의자 오로페사는 이전에도 다른 이웃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 사는 르네 아레발로는 "그가 이전에 우리 집 개의 줄이 느슨하다는 이유로 죽이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내에게 늘 '이웃을 멀리하라'고 한다. 텍사스는 누가 총을 가지고 있고 언제 그런 식으로 반응할지 모르는 지역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퇴근 후 금요일에 연습 삼아 마당에서 총을 쏘는 일 자체는 대수롭지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올해 미국 내 다른 총격 사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웃을 공격해 어린이들까지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전망이다. 특히 텍사스는 2017년과 2019년, 그리고 지난해까지 다수의 총기 난사가 일어난 지역이다. AP통신은 "텍사스주 공화당 지도부는 자녀가 살해된 여러 가족 등이 요구하는 총기 규제를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