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28일 "반도체 등 몇몇 소수 품목에 편중된 산업구조가 수출 부진을 심화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경연은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불황 국면에 진입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이 감소 추세에 있다"며 "성장하는 K콘텐츠 산업을 무역수지 적자 극복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게임, 영화, 방송, 출판, 음악 등 11개 부문에 해당하는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2016년부터 연평균 11.6% 증가하며 지난해 130억1,000만 달러(약 17조4,099억 원)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의 1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체 매출 기준으로 보더라도 국내 콘텐츠산업은 지난해 146조9,000억 원(전년 대비 7.6%↑)을 올렸고, 관련 고용은 65만7,000여 명(1.6%↑) 이뤄지며 글로벌 7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는 광고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수출액이 수입액을 넘어서 흑자를 기록하며 수출 효자 산업이 되고 있다. 흑자 규모가 큰 분야는 게임(83억6,053만 달러), 음악(7억6,124만 달러), 방송(6억5,724만 달러) 등이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K콘텐츠 관련 무역수지 흑자는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증가한 문화콘텐츠에 대한 수요와 그동안 K콘텐츠 산업계가 갈고닦아 온 실력이 결합된 긍정적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콘텐츠 수출의 71.5%(2020년 기준)가 아시아 지역에 쏠려있고 전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이 게임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한국 기업이 선전하는 게임, 음악, 영화 등 분야는 세계 콘텐츠 시장의 10% 내외라는 게 한경연 설명이다. 성장을 촉진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올해 장르별 지원 예산조차 방송영상(1,192억 원), 게임(612억 원), 음악(308억 원) 등 특정 분야에 치중돼 있는 형편이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콘텐츠 산업 중 지식정보(27.8%), 광고(21.4%) 등 비중이 큰 분야는 현재까지 영미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다"며 "수출이 부진한 광고, 애니메이션, 출판 등의 분야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국 콘텐츠산업이 글로벌 5위권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려면 콘텐츠 플랫폼과 매칭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가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창작물이 가치를 인정받고 그에 따른 권리와 권한을 제대로 보장받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