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동일본지진으로 파괴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추가 지진에 매우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도쿄신문과 NHK에 따르면, 원전을 운용하는 도쿄전력이 지난달 28일 1호기 원자로 내부를 수중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손상 정도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원자로를 지탱하는 받침대의 콘크리트 내벽이 녹아내려 철근이 드러나 있으며 철근 일부는 녹아서 사라졌다. 원자로 바닥에 구멍도 뚫려 있다. 원전 사고 이후 원자로 내부를 촬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원자력학회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검토위원회의 미야노 히로시 위원장은 NHK방송에서 “이 정도로 넓은 범위에 걸쳐 심하게 손상됐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콘크리트는 섭씨 1,200도 정도에서 완전히 부서지는데 원전 사고 당시 열이 그 정도까지 올라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자로 받침대가 고온의 핵연료 파편에 계속 노출돼 있는 것이 문제”라며 “외부 콘크리트까지 파손됐다면 내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언론은 대형 지진이 나면 원전이 붕괴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선 2021년 두 차례 규모 7의 강진이 발생하는 등 지진이 잦다.
도쿄전력은 “원자로 구조상 붕괴 우려는 없다”며 앞으로 수개월 동안 정확한 내진성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국토교통성 산하 원자력규제위는 “도쿄전력의 대응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걸린다. 도쿄전력이 너무 느긋하다”고 질타해 정부 차원의 대응이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