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다음 달 열리는 개발자 대상 행사에서 첫 번째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가 전했다. 샤오미, 오포,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 이어 구글도 '접는 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구글의 폴더블폰 시장 진출은 이 시장을 앞에서 끌고 있는 삼성전자엔 위협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똑같은 운영체제(안드로이드)를 쓰는 구글 폴더블폰은 경쟁 상대이기도 하지만, 구글의 가세로 폴더블폰 시장 자체가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구글은 내부에서 '펠릭스'(Felix)란 코드명으로 부르는 폴더블폰 '픽셀 폴드'(가칭)를 내달 10일 열리는 연례 개발자회의(구글 I/O)에서 공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픽셀 폴드는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처럼 좌우로 접고 펴는 형태로,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7.6인치라고 한다. 제품 무게는 283g(예상)으로 삼성 갤럭시Z 폴드4(263g)보다 약간 무겁지만, △내구성 좋은 힌지(화면 접히는 부분의 경칩) △저전력 모드 상태에서 최대 72시간 이용할 수 있는 배터리 수명이 강점이라고 CNBC는 전했다.
픽셀 폴드 가격은 1,700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저 1,799달러인 갤럭시Z 폴드4와 경쟁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출시는 6월이 유력하다. 다만 한국 시장 출시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구글 픽셀폰은 한 번도 한국에 정식 출시된 적이 없으며, 미국을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다.
구글이 폴더블폰을 내놓으면 세계 폴더블폰 시장엔 사실상 애플을 제외한 주요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전부 경쟁하는 체제가 갖춰진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 미국 모토로라 등이 폴더블폰을 선보인 상태다.
경쟁의 격화는 이 시장에서 80%가 넘는 독보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입지를 흔들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대밖에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경쟁 선수들이 늘어나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중국 업체들의 잇단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두고 지난달 "경쟁이 심해져야 실력이 올라가고, 우리 명성도 올라갈 것"이라고 반겼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여유를 부리는 이유는 결국 소비자들이 삼성폰을 선택할 것이란 점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가 제품일수록 소비자들은 믿고 쓸 수 있는 검증된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8월 중 힌지 디자인이 날렵해지고 카메라 성능이 개선된 폴더블폰 신제품을 공개할 전망이다. 애플은 내부적으로 폴더블폰을 개발 중이나 아직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잡지 않고 있다. 테크업계에선 애플이 내년 중 접는 아이패드를 먼저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