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기미가 보이지 않던 중국의 한한령(限韩令·한류 제한령) 해제가 현실로 다가왔다. 앞서 중국 국무원 문화관광부가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외국의 상업 공연 접수 및 허가를 재개하면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이미 중국 내 일부 엔터사들은 내부적으로 한한령 해제를 공식화 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내 한류 콘텐츠 금지령인 한한령은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발령됐다. 이에 따라 당시까지만 해도 활발한 중국 활동 및 프로모션을 이어오던 K팝 아티스트들의 활로는 하루 아침에 막혔고, K팝 시장의 주요 수익 창출 무대였던 중국 시장이 폐쇄되며 K팝 시장 역시 일대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이후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중국의 한한령은 불과 지난해까지도 좀처럼 해제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 몇차례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가 모이며 중국 본토 내 K팝 아티스트들의 활동 재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바 있으나, 실제 한한령 해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한한령 발령 약 7년여 만인 올해, 드디어 중국 내 한한령 해제가 현실화 됐다.
한한령 해제로 인한 변화의 바람은 곧바로 K팝 시장에 불어왔다. 가장 먼저 체감된 변화는 중국 내 앨범 구매량 급증이었다. 한 가요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컴백을 예고한 몇몇 아이돌 그룹의 경우 중국 팬들의 뜨거운 반응 속 폭발적인 음반 선주문량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는 중국 본토 내 한한령이 발령된 이후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큰 활약을 하며 입지를 굳힌 K팝 스타들에 대한 중국 현지 팬들의 갈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한령이 발령 중이던 지난해에도 중국 음원 및 음반 시장에서 한국 가수 음반 수출액 5,0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국은행 '2022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통계 결과)할 정도로 중국 내 팬들의 K팝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이 가운데 한한령이 본격적으로 해제의 움직임을 보이며 다시 한 번 중국 시장이 K팝을 향한 문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K팝 시장의 기대는 국내 가수들의 중국 본토 공연 재개에 쏠리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K팝 가수들의 위상이 높아지며 상당수의 아티스트들이 대규모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한 수입원인 중국 시장까지 추가될 경우 이로 인한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K팝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이유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의 압도적인 인구 수와 현지 팬덤의 높은 소구력을 무시하긴 어렵다.
최근 KB증권은 중국 리오프닝 관련 보고서를 내고 한한령 해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국내 가수들이 올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공연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연 중국내 한한령 해제가 K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감이 고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