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사관 논란 '전라도 천년사' 이달 중 공개 후 이의신청 접수

입력
2023.04.18 16:28


일제 식민사관적 표현으로 역사 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전라도 천년사'가 일반에 공개돼 검증 절차를 밟는다.

전북도는 18일 전남도, 광주시, 편찬위원회와 연석회의를 열고 이달 중 전라도 천년사 e북을 2주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문구와 내용 등에 대한 이의신청을 먼저 받고 이후 2주간 편찬위 검토를 다시 거쳐 올 상반기 안에 발간하기로 했다.

다만 이의신청은 '식민사관', '친일'과 관련한 항목에 대해서만 받고, 명백한 역사 왜곡에 대해서는 수정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도 관계자는 밝혔다. '전라도 천년사'는 2018년부터 호남권 3개 광역단체가 24억 원을 들여 추진한 대형 역사 기록 프로젝트다. 600여 명이 2만쪽에 달하는 방대한 역사서를 발간했지만, 일본이 고대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任那)일본부'설의 근거로 쓰인 '일본서기' 기술을 차용해 논란이 됐다. 전북 남원시의 옛 지명을 '기문국'(己汶國)으로, 장수군 지명을 '반파국'(伴跛國)으로 썼으며, 임나일본부설의 핵심 용어인 '임나 4현'까지 책에 담았다.

이에 대해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500만전라도민연대는 이날 전북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땅에서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시키려는 식민사관을 내쫓지 않는 한 우리 역사가 바로 설 수 없다"면서 편집위원들의 사과와 출간 전 내용 검증 및 수정을 철저히 한 후 발간할 것을 요구했다.

도는 당초 지난 연말 '전라도 천년사' 사업을 함께한 광역단체들과 성대한 봉정식을 계획했으나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자 행사를 취소하고 후속 대응을 논의해 왔다. 이후 '선 공개'를 요구한 시민단체와 '선 발간'을 주장한 편찬위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정 기간에 제한된 항목에 대해서만 이의신청을 받기로 이날 결정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공개 시점은 편찬위에서 추후 정할 예정"이라며 "봉정식과 출판기념회 등 별도 행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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