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의 결별'을 예고했던 전광훈 목사가 당분간 결별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오히려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을 벌이겠다며 '공천권 폐지'를 조건으로 걸었다.
전 목사는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모든 종교인들이 경쟁적으로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에 참여해 주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 목사 측은 15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국민의힘과 결별, 광화문 전광훈 목사 단독으로 간다'는 기자회견을 예고한 바 있다.
전 목사는 '국민의힘과 결별하겠다더니 입장이 바뀌었다'는 취지의 기자 질문에 "국민의힘과 결별하겠다고 한 것은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의미였는데 몇 주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별을 보류하기로 한 이유로는 "국민의힘에서 많은 분들이 '목사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왜 홍준표(대구시장) 등 몇 사람 때문에 우리를 버리고 가려고 하냐'고 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목사에 따르면, 이들은 전 목사가 "내년 총선에서 200석 할 자신 있느냐"고 묻자, "목사님이 도와주시면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전 목사는 결별을 보류하는 조건으로 공천권 폐지를 요구했다. 그는 "(국민의힘 측에) 국민의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줄 수 있겠냐, 몇 사람이 (공천권으로) 줄 세우기, 정치세력화 등 장난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더니 (국민의힘 측에서) '한번 심도 있게 연구해서 목사님을 만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공천권 폐지를 조건으로 제시한 이유에 대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던 이유가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이었던 만큼,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그런 일을 다시 벌인다면 윤석열 대통령도 위태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지면, 공산화되고 있는 대한민국은 지구촌 역사에서 사라져버릴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창당을 하든지 안 하든지 당신들의 버르장머리를 반드시 고쳐줘야겠다"며 "이미 우리 당원들이 100만이 넘는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선 전 목사 행보에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가 전광훈씨와 관계없다라는 얘기를 여러 차례 해 왔기 때문에 이런 뉴스에 관심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저희 당이 전 목사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외부에서 자꾸 프레임을 씌우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관계가 있어야 끊을 것도 끊겠는데 끊을 게 없는데 자꾸 끊는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