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니까 화장실을 들어가도 남자가 들어오는 줄 알아요.”
13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2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첫날 120명의 출전 선수들 가운데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선수가 있었다.
올해 정규투어 무대에 데뷔한 신인 김나현(25)이다. 김나현의 키는 웬만한 남자들보다 큰 184㎝로 현재 KLPGA 정회원으로 등록된 선수들 중 최장신이다. 맞는 옷이 없어 남자 옷을 입는다는 김나현은 “오늘도 전반 9홀을 돌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청소를 하시는 분이 여자 화장실이라고 나가달라고 했다”면서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야구를 했던 김나현은 여자 야구선수를 받아주는 중학교가 없어 골프로 종목을 바꿨다. 그는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가는 오빠가 부러워서 골프를 하겠다고 했다”면서 “워낙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에 금방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김나현의 장기는 큰 키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다. 2부 투어에서 활약하던 지난 시즌 8차례 1부 투어 경기에 참가했는데 당시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259.52야드(237.3m)로 263.45야드를 날려 장타 1위에 오른 윤이나에 불과 4야드 정도밖에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린 주위에서의 어프로치와 퍼트는 고민거리다. 김나현은 이날도 전반에 1언더파로 순항하고 있다가 후반 들어 퍼트가 흔들리면서 짧은 거리를 연달아 놓쳐 4오버파로 내려앉았다.
김나현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지금 당장은 이번 대회 예선 통과이고 조금 멀리 봤을 때는 올해 시드를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모든 루키들의 목표인 신인왕도 노려 보고 싶다는 바람을 함께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