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살해' 필리핀 감옥 복역 중에도... 마약왕 박왕열, 국내로 마약 공급

입력
2023.04.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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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필로폰 등 유통책 20대 3명 구속

살인 혐의로 필리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5)이 유통책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A씨 등 3명을 국내 중간 판매책에게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유통책 중 한 명은 지난해 12월 필리핀에서 박왕열을 만나 국내로 밀반입해 보관 중인 마약류를 판매키로 공모하고, 지난 1월 텔레그램을 통해 특정한 장소에 마약을 놓고 사라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 등을 통해 엑스터시 100정, 필로폰 10g을 국내 중간판매책들에게 600만 원(도매가)을 받고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판매한 마약류는 소매가로 5,000만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박왕열은 이들과 교도소 접견과 휴대폰 영상통화 등을 통해 범행을 공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마약류를 공급받은 국내 중간판매책들을 추적하고, 박왕열에 대해서는 인터폴을 통해 국내 송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필리핀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됐다가 2017년 3월 탈옥했다. 두 달 만에 잡혔지만 2019년 10월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구치소로 돌아가던 중 재차 도주했다. 이후 2020년 10월 필리핀 경찰에 다시 체포되기까지 1년 동안 텔레그램에서 마약왕 ‘전세계’로 활동하며 국내 마약 유통‧판매 총책인 ‘바티칸킹덤’ A씨에게 수억 원대의 마약을 공급했다. A씨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등 유명인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로 2021년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박왕열도 지난해 5월 필리핀 대법원에서 ‘다량 살인’ 혐의로 단기 57년 4개월,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김대규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은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어 있더라도 현지 사법절차가 마무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송환이 늦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법무부 등 관련기관을 통해 다방면으로 국내 송환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창원=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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