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가 ‘김승기 더비’로 시작된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고양 캐롯과 김상식 감독이 지휘하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13일부터 안양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정규리그 5위 캐롯은 구단 자금난과 주포 전성현의 부상 공백에도 6강 플레이오프에서 상위 팀 울산 현대모비스(4위)를 잡고 4강에 오른 돌풍의 팀이다. 캐롯의 상대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를 차지한 리그 최강자다. 정규리그 맞대결 성적은 KGC인삼공사가 4승 2패로 우위를 보였다.
두 팀은 김승기 감독으로 엮여 있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캐롯을 맡기 전까지 KGC인삼공사에서 7시즌 동안 사령탑을 지냈다. 부임 기간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우승을 두 차례나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별 과정은 썩 매끄럽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단 급여 지연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 2월 “KGC인삼공사 때가 더 힘들었다. 전삼식 단장으로부터 아끼는 것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다. 그때 뭐든지 줄이는 팀 운영을 지금 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전성현(캐롯)의 활약 여부도 관심을 끈다. 전성현 역시 KGC인삼공사 시절 김승기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리그 정상급 슈터로 자리매김했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김 감독과 함께 둥지를 옮겼다. 시즌 막판 달팽이관 문제로 이탈했다가 6강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복귀해 경기 감각을 찾은 그는 이제 친정 팀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또 다른 4강에선 2위 창원 LG와 3위 서울 SK가 14일부터 창원체육관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정규리그 성적(36승 18패)과 상대 전적(3승 3패)까지 같아 맞대결 득실 차로 최종 순위가 갈렸다. LG가 2위로 4강에 직행했고, SK는 3위로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왔다.
기세는 SK가 좋다. 전주 KCC와 6강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끝냈고 2, 3차전은 각각 15점 차와 16점 차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반면 LG는 푹 쉬었음에도 팀 전력의 핵심인 빅맨 아셈 마레이가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골밑에 큰 공백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