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경고음’ 울린 정자교…야탑10교 인도교 무너져

입력
2023.04.11 19:30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와 유사한 방식으로 건설된 분당의 한 교량에서 5년 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시가 당시 사고 이후 제대로 대처했다면 이번 정자교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경기 성남시와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김보석 의원에 따르면, 2018년 7월 29일 오후 10시 14분쯤 분당구 야탑교 사거리에서 탑골사거리를 잇는 야탑10교(길이 25m, 폭 20m) 상판 구조물이 한쪽으로 기울고 차로 일부에 균열이 가는 사고가 났다.

밤 늦은 시간이라 교량을 통행하는 차량이 많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당시 경찰은 교량이 노후한 데다 수일간 이어진 폭염으로 도로 아래 지반이 약해져 상판 구조물 하부에 설치된 수도배관에 하중이 더해져 발생한 사고로 판단했다. 이에 성남시는 사고가 난 교량의 상판을 기존 콘크리트에서 강판으로 재시공하는 등 보강작업을 했다. 문제는 사고 이후 비슷한 방식을 설계된 정자교 등 다른 교량에 대한 안전점검이 없었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정자교 사고를 계기로 진행될 시 전체 교량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은 5년 전 야탑10교 사고 당시 이뤄졌어야 했다”며 “5년 전 분당 교량에 대한 경고음이 울렸는데 당시 은수미 시장은 시 전체 교량에 대한 전면적인 정밀안전진단을 하지 않고 외면했다”고 성남시 대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탑10교 사고 이후 후속 조치만 철저하게 했다면 이번 정자교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더 이상 이런 사고가 없도록 시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정자교와 같은 설계 공법으로 시공된 시 전체 교량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시는 5일 오전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 이후 정자교와 같은 공법으로 시공된 탄천변 16개 교량에 붕괴 방지용 구조물(잭서포트) 1,107개를 설치하고, 현재 구조 안전 진단을 벌이고 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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