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정신을 통합의 마중물로…'의령홍의장군축제' 연다

입력
2023.04.10 15:01
의병제전→ 홍의장군축제 새 출발
20~23일 서동공원 일원서 개최

의령군, '의병엑스포 추진… 
시대·지역별 '전국 의병주제관'

2000여명 참가 세계 기네스북
'의령 큰 줄 당기기' 6년 만에 열려

오태완 군수 "지금 시대에 필요한
의병정신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승화"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이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의병의 성지' 경남 의령군에서 '의령홍의장군축제'가 열린다.

의령군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서동생활공원 일원에서 '의령홍의장군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부터는 반세기 가까이 열렸던 의병제전을 '의령홍의장군축제'로 바꿔 새 출발한다고 덧붙였다.

축제명 변경에 대해 의령군은 이번 첫 번째 홍의장군축제를 전환점으로 '의병'이 과거만의 역사가 아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정신으로 삼고 '의병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종전 의병제전의 '추념'을 넘어 지금 이 시대 '왜 다시 의병인가'를 성찰하고, 의병정신을 통합의 마중물과 발전의 기폭제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축제를 아우르는 주제 역시 의령의 담대한 도전의지와 새로운 각오를 담은 '다시 타오르는 붉은 함성'이다. 의병의 날을 만든 의령군은 의병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릴 '의병엑스포'를 장기적으로 구상 중이다. 축제 기간 시대별·지역별 전국 의병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국 의병주제관'은 의령엑스포 미리보기다.

느티나무에 큰 북을 매달아 치며 최초로 의병을 창의했던 1592년 4월 22일 그날처럼 구국의 혼을 깨우는 '북의 울림' 공연과 함께 시작하는 개막식은 새로운 홍의장군 축제 원년 선포의 의미까지 더해 모두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축제에 오면 누구나 의병이 된다'는 축제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우선 역사학자 심용환의 '의병역사콘서트'와 라이브 드로잉과 미디어아트를 통해 홍의장군과 의병의 상징을 보여주는 '페인터즈 드로잉 쇼'가 관람객들을 의병으로 안내한다.

또 축제 시작을 알리는 의병출정 퍼레이드와 횃불 행진을 함께하면 의병과 온전히 하나가 된다.

곽재우 장군과 17장령, 그리고 이름 없는 의병까지 이들의 삶과 투쟁을 재조명한 창작 주제공연과 함께 밤하늘 상공에 떠올라 '승리의 그날, 의병 승리의 함성'을 형형색색 빛깔로 표현하는 '드론멀티쇼'도 펼쳐진다.

'미래의 의병' 어린이들의 용기를 키워주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축제 기간 내내 '의병훈련소'가 설치돼 어린이들은 입체적으로 의병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세계의병문화를 체험하는 부스도 운영되며 의병 말타기 체험, 의병 맨손 물고기 잡기와 함께 푸짐한 선물이 기다리는 '어린이 홍의장군 선발대회'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과 세계 기네스북에 오른 '의령 큰 줄'은 6년 만에 다시 당겨진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볏짚으로 만든 가장 길고, 굵은 줄의 형색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이 달라붙어 줄 당기기 승부를 겨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군은 '2023~2024 의령 방문의 해'를 맞아 홍의장군축제와 함께하는 동반 축제들도 마련한다. △의령 토요애 수박축제 △이호섭가요제 △민속 소 힘겨루기 대회 △전국궁도대회 △전국의병마라톤대회 △군민화합콘서트 등 각자 다른 색깔을 가진 다채로운 선택지로 관광객들을 맞는다.

오태완 군수는 "작은 자치단체인 의령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결실까지 반세기 세월을 노력해 만든 것이 바로 의병의 날"이라며 "이름 없는 수많은 영웅을 세상으로 끄집어낸 것은 의령군이다. 의병정신의 시작과 끝, 이것은 분명한 우리만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공부 중의 하나가 바로 의병 정신을 학습하는 것"이라며 "이번 홍의장군축제가 화합과 통합의 구심점으로 군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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