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미국 기밀 문건이 온라인상에 유포된 가운데, 중동이나 중국과 관련된 다른 기밀문서도 소셜미디어(SNS)에 유출됐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극우 성향 온라인 게시판 '포챈'(4chan)에 중국, 중동에 대한 미군기밀 문건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다.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우크라이나 부대 증설과 무기보급 계획 등 미군 문건이 트위터와 텔레그램에 퍼져 당국이 조사에 나섰는데, 기밀 문건이 추가로 유출된 것이다.
포챈에 공개된 문건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전황을 보여주는 지도, 중국과 인도·태평양 군사기지, 중동 및 테러 등에 대한 민감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특히 2월23일자 문건에는 외국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미의 'Secret/NoForn' 표시가 붙어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방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기밀문건 유포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포된 기밀문건이 100건을 넘을 수 있으며 그 내용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미국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는 "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영어권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악몽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고위 관리를 지낸 믹 멀로이는 기밀 문건 유포에 대해 "중대한 보안 위반"이라며 "미국과 나토에 피해를 주길 원했던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론했다. 우크라이나는 문건 유출이 러시아의 소행이고, 유포된 내용은 허위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러시아 전쟁 블로거들은 "러시아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서방 정보당국의 책략"이라며 "기밀문건에 담긴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