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7월 개막하는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모의고사인 잠비아와의 1차 평가전에서 5-2로 화끈한 역전승을 거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7일 경기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하는 조소현(토트넘)과 이금민(브라이턴)이 나란히 멀티골을 기록하고, 박은선(서울시청)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5-2로 역전승했다. 대표팀은 11일 오후 7시 경기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잠비아와 2차 평가전을 치른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인상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우선 9개월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조소현의 눈부신 활약은 그간의 걱정을 씻어내며 무사히 복귀전을 마쳤다. 또한 2003년 A매치에 데뷔한 박은선과 2002년생 천가람(화천 KSPO)의 플레이는 한국 여차 축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아우르며 흐뭇한 장면을 선사했다.
전반 초반부터 한국의 공격은 빛났다. 전반 3분 정설빈(인천 현대제철)이 문전에서 발리슛을 시도하는가 하면 9분에는 이금민이 중거리 슛을 때리며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그러다 조소현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조소현은 김혜리(인천 현대제철)가 올린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완벽한 볼터치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전반 중반 이후 잠비아의 역습에 혼쭐이 났다. 바브라 반다와 쿤다나지 레이첼이 피지컬과 스피드를 내세워 우리 진영을 흔들었다. 그러다 전반 31분 임선주(인천 현대제철)는 반다와 충돌해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 나와 교체 아웃됐다. 우리 선수가 빠진 상태에서 잠비아의 공격은 이어졌고, 전반 37분 한국 골대 앞 혼전 상황에 레이첼이 동점골을 넣었다. 천가람이 임선주 대신 투입됐지만 전반 추가시간에도 반다가 문전에서 발만 갖다 대며 역전골을 만들었다. 한국은 전반을 1-2로 마쳤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꿨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형 변화도 꾀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후반 6분 박은선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상대 골문을 노렸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막혔다. 결국 후반 13분 박은선은 문전으로 향한 롱패스를 헤더로 연결, 이금민이 왼발 슛으로 2-2 동점골을 완성했다. 생일 자축포였다.
한국은 공격을 밀어붙였다. 후반 15분 조소현의 중거리포가 아쉽게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왔고, 2분 만에 이금민이 박스 중앙까지 돌파해 그대로 오른발 슛을 날려 3-2 역전골을 추가했다. 상대 수비수 4명을 뚫고 개인기로 만든 골이었다. 후반 29분 오른쪽 측면에서 천가람의 크로스를 받은 조소현이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이금민과 조소현은 나란히 멀티골을 완성했다.
후반 추가시간 박은선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가 골대 앞에서 서로 볼처리를 미루는 사이 재빨리 공을 밀어 넣었다. 한국의 5-2 대승으로 경기는 끝이 났다. 2003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박은선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18번째 골맛을 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