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6개월여간의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밝힌 소회다. 윤석열 정부 집권 첫해 여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그는 '여소야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노련한 협상력으로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고, 온건한 색채로 당내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주 원내대표는 "당리당략에 따른 '와각지쟁(蝸角之爭·아무 소용도 없는 다툼)'을 멈춰야 한다"며 협치와 화합을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치권이 폭민정치의 유혹을 떨치고 민주적 건강성을 회복할 때만 신뢰와 협치의 정치가 가능하다"며 "평의원으로 돌아가 신뢰와 협치의 정치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선출됐다. 당헌당규상 원내대표의 임기는 선출된 날로부터 1년이지만, 그는 권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까지만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원내대표 기간에 대해 "여야의 공수가 교대되는 정권 초 1년은 초극한 직업이라고 할 만큼 여러 고충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무기로 사실상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에만 골몰하면서 저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민주당이 위장 탈당을 통한 안건조정위 무력화, 습관적인 본회의 직회부 등 국회 선진화법에서 규정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모두 형해화하고 입법폭주를 계속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임기 중 성과로 '2023년 예산안 합의 처리'와 여야가 함께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꼽았다. 그는 "건국 이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준예산이 코앞까지 오는 상황에서 합의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성과"라며 "이태원 참사를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는 것이 매우 아쉽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악조건 속에서 민주당의 입법폭주와도 싸우면서 정치와 협치 공간을 최대한 넓히려 노력했다"며 "민주당과 치열한 대결 속에서도 소통과 상호 이해의 끈을 놓지 않았고, 날 선 어조 속에서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려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주 원내대표는 향후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윤석열 정부의 연금개혁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그는 "(연금특위 시한이) 4월 말 종결되지만, 연금개혁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연장돼야 한다"며 "다시 위원장을 맡게 되면 연금개혁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7일 선출되는 후임 원내지도부에는 △당내 화합 △민생 챙기기 △총선 승리를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새 원내지도부도 편 가르기 하지 말고 화합하고 소통하기를 최우선에 두고 해주면 좋겠다"며 "여당은 국민과 역사 앞에 무한 책임을 진다. 야당의 어떤 행태에도 다투는 일에 집중하지말고 민생을 챙기고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