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영남알프스 인증 메달을 받고 싶은데, 전략을 어떻게 짜면 될까요?”
울산 울주군의 대표 관광상품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사업’이 인기몰이 중이다. 하루 평균 200여 명이 인증에 성공하면서 선착순 3만개 기념메달도 조기 소진되는 분위기다.
5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영남알프스 8봉 완등 인증자 수는 1만6,5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많다. 이대로라면 상반기 중 3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인 간월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 운문산, 문복산 등 9개의 산을 일컫는다. 수려한 산세와 풍광이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울주군은 2019년부터 9봉을 모두 오른 뒤 ‘영남알프스완등인증’ 앱에 사진을 올린 등산객 선착순 3만 명에게 인증서와 기념메달을 지급해 왔다. 올해는 매년 5월 중순까지 입산이 금지되는 문복산이 빠지면서 8봉으로 줄었다.
기념메달은 순은 15.55g, 지름 32㎜ 원형 형태로 개당 제작가격은 5만 원 수준이다. 위변조 방지를 위한 한국조폐공사의 특허 기술이 적용돼 보는 각도에 따라 해당 년도 숫자 끝자리와 그 해 테마로 정한 산의 이니셜이 나타난다. 사업 첫해인 △2019년엔 2,789명 △2020년 1만653명 △2021년 3만3,477명 △2022년 3만2,088명이 완등에 성공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난해에는 10월 초 메달 신청이 마감됐다. 등산 동호인이 모인 인터넷 포털 카페에는 8개 산을 3개 코스로 나눠 3일 만에 오르는 법,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법 등 다양한 완등 팁도 쏟아지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9봉에서 8봉으로 줄면서 완등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며 “천황산과 재약산을 잇는 밀양케이블카의 임시 휴장이 끝나는 이달 10일부터는 참여자들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일각에서는 안전사고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완등에 도전했다가 중도 포기했다는 김준영(48)씨는 “인증사진을 찍으려 기다리다가 미끄러지면서 무릎을 다쳤다”며 “협소하고 가파른 정상석 부근에 많은 사람이 몰리다보니 사고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 울산소방본부 산악사고 통계를 보면 울산지역 산악구조건수는 2018년 236건에서 2022년 383건으로 60%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은 영남알프스 관할인 울주소방서에 접수된 사고로 나타났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완등 인증사업으로 영남알프스 일대 등산객이 급증하면서 길 잃음, 실족, 탈진탈수 등 안전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늘고 있다”며 “산행 전 등산코스를 숙지하고 준비운동으로 충분히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