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간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이 ‘불가능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도로공사는 4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프전 4차전 도로공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3)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도로공사는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만들었다. 두 팀은 오는 6일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으로 돌아가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친다.
김 감독은 4차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솔직히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끝까지 건져 올리고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며 ‘오늘도 (승리가)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세터 이윤정에 대해선 “경기 초반에 공을 잡아 올리는 모습이 나오는 등 조금 흔들렸는데 금세 자기 폼을 찾아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역대 여자부와 남자부 챔프전을 통틀어 1ㆍ2차전에서 패한 뒤 3ㆍ4차전을 만회한 팀은 도로공사가 처음이다. 0%의 확률을 4차전에서 극복해 낸 것이다. 당연히 2패 후 3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승을 거둔 사례도 없다. 도로공사는 5차전에서 또한번 0%의 확률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시즌 전 전문가 예상에서 도로공사는 5~6위 수준이었다. 하지만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 챔프전까지 예상을 깨지 않았나”라며 “0%의 도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투지를 내비쳤다.
패색이 짙던 4세트 16-21에서 25-23으로 기적 같은 뒤집기에 성공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 감독은 “솔직히 (세트를) 포기했었다. 점수 차가 더 벌어지면 (5세트에 대비해 주 공격수 박정아를) 투입하지 않으려 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흐름이 묘하게 흘렀다. 그래서 (박)정아를 투입했다. 캣벨도 마무리를 잘 해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캣벨이 경기 후반엔 공격 스텝을 밟을 때 (힘들어) 휘청휘청하더라. 5세트까지 갔다면 이기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는 특히 블로킹 득점에서 무려 7-13으로 밀렸고, 실책도 21개로 흥국생명(15개)보다 많았다. 하지만 고비 때마다 나온 끈질긴 수비와 날카로운 반격이 주효했다. 김 감독은 “사실 블로킹에서 이 정도로 밀리면 이기기 쉽지 않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지만 큰 경기 특성상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점수를 가져오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 안했다. 그게 도로공사의 색깔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공격보단 끈질기게 받아서 넘기고 블로킹과 상대 범실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정규시즌에서도 세트 수가 많다. 아마 가장 힘들게 배구하는 팀일 것”이라며 웃었다.
그렇다면 최종 5차전은 어떻게 전개될까?
김 감독은 “사실 여기까지 왔다면 선수들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너무 열심히 해 줬다”면서 “하지만 5차전은 우리 쪽으로 분위기를 끌고 왔다고 본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고참 선수들의 체력과 인천 체육관의 분위기를 걱정했다. 김 감독은 “고참 선수들이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면서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며 “또 우리가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유독 주눅 든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게 중요할 듯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