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정부와 함께 '국가전략기술'을 키우기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반도체, 이차전지, 차세대 원자력, 우주항공 등 12개 분야 미래기술 육성을 목표로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가 출범한 것. 국가전략기술 특위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규제와 중국의 과학기술 자립자강 정책에 맞서는 민관 합동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건물에서 특위 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삼성전자(반도체) LG에너지솔루션(이차전지) 네이버(인공지능) CJ제일제당(첨단바이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우주항공) 등 현장 전문성을 지닌 회사들이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정기태 삼성전자 부사장과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황윤일 CJ제일제당 바이오산업부문장,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체사업부장, 하정우 네이버 인공지능(AI)랩 연구소장이 민간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앞으로 2년 동안 국가전략기술 개발 과제를 고르고 구체적 정책을 세우는 데 전문가로서 목소리를 낸다. 정부에선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부처와 국가정보원,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가 들어갔다.
특위는 ①차세대 이차전지 ②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③달 탐사 2단계 사업 ④6세대(6G) 통신기술을 첫 번째 전략 기술 육성 과제로 뽑았다. 올해 상반기 중 해당 기술들을 키우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분야별로 뜯어보면 2028년까지 친환경 모빌리티에 적용될 수 있는 차세대 이차전지를 만들고 2030년까지 UAM 운용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우주항공 분야는 2032년까지 달 착륙선을 발사하고 임무수행 기술 개발을 끝마치는 게 목표다. 6G 기술은 2028년까지 표준특허와 상용화 기술을 통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세계 기술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는 하반기 프로젝트 돌입을 목표로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이 같은 로드맵을 바탕으로 예산을 짜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진행활 예정이다.
특위 위원장인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국가전략기술 육성은 국가 경제와 안보를 연결하는 핵심고리"라며 "민간 기업들과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할 매우 시급한 국가 정책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