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MVP 한선수 “다음 목표? 통합 4연패... 개인 목표? 42살까지"

입력
2023.04.04 07:30

2022~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한선수(38ㆍ대한항공)가 통합우승의 기쁨을 뒤로 하고 벌써부터 내년 시즌 우승을 다짐했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챔프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두 세트를 빼앗기며 패색이 짙었으나 뒷심을 발휘해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1~3차전을 내리 따내며 챔피언에 올랐다. 아울러 지난해 8월 컵대회와 정규리그 그리고 챔프전까지 트레블을 달성했다.

한선수는 이날 역전승을 포함, 챔프전 3경기서 꾸준한 활약으로 우승에 앞장섰다. 한선수는 챔프전 MVP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중 23표를 획득, 팀 동료 링컨 윌리엄스(7표)와 정지석(1표)을 큰 차이로 제쳤다. 한선수 개인적으론 2017~18시즌 챔프전 MVP 이후 5년 만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챔프전 MVP다.

3차전 대역전 상황에 대해 한선수는 "어떤 말보다도 선수들을 믿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같은 마음으로 하면서 5세트까지 가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선수는 자타공인 V리그 최고 세터다. 적장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경기 후 “한선수가 팀을 리드하고, 기준을 잡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최고의 세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호평했다. 한선수의 활약 속에 대한항공은 컵대회 우승,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까지 제패하며 창단 첫 트레블 역사를 썼다. 동시에 3년 연속 통합 우승의 기쁨까지 누렸다.

대한항공의 트레블과 통합 3연패는 모두 남자부 두 번째 기록이다. 앞서 삼성화재가 2009~10시즌 트레블에 이어 2011~12시즌부터 2013~14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이제는 대한항공이 ‘왕조 시대’를 연 것이다.

그렇다면 당시 삼성화재와 현재의 대한항공을 비교한다면? 한선수는 "지금 붙으면 우리가 이길 것 같다. 팀이 단단해졌고,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고 자신감의 이유를 설명했다.

우승 확정 직후 눈물을 보였다. 한선수는 "나이가 들었나보다. 매년 힘들긴 한데 한해 한해 느껴낌이 다른 것 같다. (선수 생활)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도 많이 한다. 그래서 매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지금 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도 했다.

실제로 그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다. 한선수는 “처음 목표가 42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것)였다. 최대한 그때까지 뛸 수 있는 몸이 되도록 힘내야 한다"면서 “42살을 넘어서면 몸이 될지 모르겠다. 1년, 1년이 힘들다. 최대한 버티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배구 인생의 마무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코트에서 뛸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그 마음으로 계속 가는 것 같다"고 보탰다.

아직 일구고 싶은 꿈도 남아있다. 아직 누구도 밟지 못한 통합 4연패가 그 꿈이다. 남자부 최초 통합 3연패를 일군 삼성화재는 2014~2015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트로피를 넘겼다. 한선수는 "아직 아무도 하지 못한 통합 4연패를 목표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천안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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