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충남 홍성, 금산 등 충청권에서 2일 발생한 산불이 강풍으로 확산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야간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홍성군 서부면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가 오후 9시까지 진화되지 않고 있다. 산림당국은 낮 12시 40분을 기해 산불 2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시 20분 산불 3단계로 상향했다. 산불 3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이고, 평균 풍속이 초속 11m 이상의 강풍 속에 대형산불로 확산하는 상황일 때 발령된다. 소방당국은 헬기 17대 등 장비 117대와 2,559명의 인력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대기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해 야간까지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화선은 약 8.5㎞, 산불영향구역은 350㏊로 추정된다고 산림청은 전했다.
홍성군은 "산불이 확산하고 있으니 인근 주민과 등산객은 서부초등학교 대강당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달라"고 재난 문자를 보냈고, 주민 100여명은 모두 대피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 피해는 없으나, 주택 30곳과 비닐하우스 13동, 창고 14곳, 축사 3곳, 문화재 1개 등 시설 62곳이 피해를 입었다.
산불 피해가 확산하면서 충남교육청은 홍성군 서부면 서부초등학교, 신당초등학교, 서부중학교 등 인근 3개 학교를 3일 하루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낮 12시 19분 충남 금산군 복수면 신대리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 대응도 오후 8시 30분부터 3단계로 상향됐다. 산림당국은 어두워진 탓에 헬기를 철수하고, 장비 79대와 인력 399명을 투입해 야간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불은 순간풍속 10~11m의 강한 바람으로 급격히 확산됐다. 산림당국은 현재 화선을 약 9.5km, 산불영향구역을 192ha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불로 인근 민가 1채가 소실되고, 마을주민 380여명이 인근 학교와 마을회관, 복지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날 낮 대전 서구 산직동에서 발생한 산불도 오후 8시 30분부터 대응이 3단계로 상향됐다. 당국은 헬기를 철수시키고, 장비 152대, 인력 3,800명을 투입해 야간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당국은 최초 발화지점인 산직동 일원 불길은 어느 정도 잡았지만, 불길이 바람을 타고 장태산으로 번진 데다 어두워진 상태에서 바람까지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이 번지면서 인근 요양병원과 요양원 입소자 40명과 주민 등 598명이 인근 학교와 복지관 등으로 대피했으며, 아직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산불대응 3단계로 격상된 충남 홍성과 금산·대전 서구 현장에 행안부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해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수습상황을 지원토록 했다.
특히 야간에 산불이 계속 확산되면, 주민들에게 산불 진행 상황과 진화 현황 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고, 필요할 경우 대피시키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