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재 등 재난 상황에서도 데이터센터(IDC)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IDC의 재난 예방 체계를 강화한다.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시 판교 SK(주)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카카오톡 등 주요 인터넷 서비스들이 대규모 장애를 겪었던 사고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SK(주)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이후 IDC 86개 시설에 대한 재난 관리 실태 점검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①리튬이온 배터리의 이상 징후 탐지 관련 배터리모니터링시스템(BMS)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화재를 사전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으며 ②상당수 IDC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등 다른 전기설비가 같은 공간에 위치해 배터리 화재 시 전력을 끊김 없이 공급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③핵심 기능이 IDC 간 이중화되어 있지 않거나 특정 IDC에 쏠려 주요 서비스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으며, 복구가 지연될 우려도 있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①IDC 업체들의 BMS를 개선하도록 해 기존 10분 단위까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 배터리 계측 주기를 10초 이하로 단축하기로 했다. 또 ②화재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배터리실 내 다른 전기설비를 설치해선 안 되도록 조치했다. ③배터리 간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해 배터리 랙 간 이격거리(0.8~1미터)도 확보하도록 하며 ④재난 발생 시 전력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UPS 등의 전력차단구역을 세분화하고 단계별 차단(개별 설비 → 설비 그룹 → 층)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장애·재난 피해의 대규모 확산 방지를 위한 핵심 서비스 및 기능의 물리적·공간적 분산 및 다중화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법 개정을 통해 부가통신서비스·IDC 사업자에 적합한 재난 관리 내용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행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은 기간통신 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IDC 사업자의 경우 매출액이 100억 원 이상인 사업자 중 최대 운영 가능한 ①전산실 바닥 면적이 2만2,500㎡ 이상이거나 ②수전용량(전력공급량)이 40메가와트(MW) 이상인 대규모 센터를 운영하는 자를 대상으로 한다. 부가통신서비스 사업자는 하루 평균 서비스 이용자 수가 1,000만 명 이상이거나 국내 총 트래픽 발생량에서 차지하는 트래픽양 비중이 2% 이상인 서비스로 재난 발생 시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화재 예방, 전력 생존성 확보, 핵심 기능 다중화 및 주요 서비스 분산, 보호조치 기준 강화 등의 규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데이터센터·부가통신서비스 재난 대응 체계를 원점에서 엄중히 재검토하여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안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국민께 끊김 없는 디지털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이 방안을 철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