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한일 군사동맹 가능성 없어… 北 핵탄두 소형화 상당부분 진전"

입력
2023.03.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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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장관, 23일 국회 국방위 출석
"북한, 4월에 군사정찰위성 발사 가능성"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3일 한일관계가 군사동맹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16일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정상화했지만, 그렇다고 일본과 동맹을 운운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대해서는 '핵탄두 소형화'를 일부 인정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일동맹·한미동맹과 같은 정도로 한일·한미일 안보협력을 이야기했다"며 “지소미아와 군사물자교환협정(ACSAㆍ악사),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로드맵을 밟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분명히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지소미아가 일본에 더 유리한 협정이라는 주장이 있다'는 질의에 “우리도 지소미아를 통해 필요로 하는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8년 12월과 이듬해 1월 발생한 일본과의 레이더·초계기 갈등에 대해 이 장관은 “(일본 초계기가) 위협적인 비행은 맞다”고 강조했다. 당시 레이더를 조준했다는 일본의 주장과 달리, 우리 함정에 위협적으로 날아온 일본 초계기 책임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 초계기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며 “초계기는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모든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올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소미아와 달리 일본과 진실게임으로 번졌던 초계기 문제가 아직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은 13일 시작해 이날 끝난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 4차례에 걸쳐 탄도·순항미사일을 쏘며 도발수위를 높였다. 특히 "핵기폭장치 시연에 성공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됐을 것으로 평가한다"며 “북한의 전술유도무기 등 몇 가지 무기체계에는 아직 탑재가 가능하다고 보지 않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 한미가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핵탄두 소형화는 대기권 재진입과 더불어 북한의 핵개발 마지막 단계로 꼽힌다. 이 장관은 22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4발이라고 공개했다.

4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가능성에도 무게를 실었다. 이 장관은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그동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위성발사를 위한 기술을 축적해왔다고 보기 때문에 (4월 발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위성 발사와 ICBM의 기본원리는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적기 전력화를 위해 2024년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체계개발은 2026년 6월까지 끝낸다. 국방위는 소령 정년을 기존 45세에서 50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군인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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