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그동안 한 일 중에서 제일 잘했다고 생각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1일 부산시청에서 가진 교육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학에 대한 행정·재정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ISE)' 사업을 호평했다. 2025년 라이즈 전국 시행을 앞두고 교육부가 광역지자체 7개를 올해 시범 지역으로 선정했는데 부산은 그중 한 곳이다.
국내 제2의 도시 부산이지만 인구와 자원의 수도권 쏠림으로 위기를 겪는 건 마찬가지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6.4%에서 2020년 4.7%로 1.7%포인트 감소했다. 부산 소재 대학 졸업자는 2017년 5만2,159명에서 2021년 4만8,272명으로 줄었고, 취업한 졸업자의 42.5%는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191개의 법인이 부산에서 빠져나갔다.
대학을 나온 청년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가고, 기업은 인재를 찾지 못해 부산을 떠나는 악순환이다. 박 시장은 "내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부산대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와 맞먹는 수준이었다"며 "대학평가를 곧이곧대로 믿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20위 가까이 된다"고 했다. 이어 "인(in)서울 대학이라는 기괴한 말이 우리의 현실을 보여준다"면서 "서울과 지역의 교육격차가 벌어져 지역, 산업, 대학이 함께 가라앉는 국면이 오랫동안 지속됐다"고 했다.
대학이 기업에 필요한 기술과 인재를 양성하도록 지원해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박 시장은 "대학과 기업, 대학과 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방정부가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은 전국 최초로 2019년 대학지원 전담 부서를 설치했고, 2021년에는 지산학(지역·산업·대학) 협력 전담기관을 설립했다.
부산시는 대학생들이 부산에 있는 기업에서 현장 실습을 하고 취업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실습 기간에는 임금 일부를 보조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대학 연구진에게 도움을 받도록 연계하는 역할도 한다. 일례로 직원이 33명인 중소 도금업체 동아플레이팅은 부산시의 현장 실습 프로그램으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이오선 동아플레이팅 대표는 "지방정부가 지산학 협력 사업을 추진하면 현장에 와서 확인하기 쉽고 우리도 물어보기 쉽다"면서 "지산학 협력 사업이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