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운전자들의 토요타(Toyota)를 가장 대중적이며 보편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인식한다. 그렇기에 토요타는 개성 넘치는 브랜드, 혹은 재미있는 브랜드와는 다소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토요타의 모습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다면 그 어떤 브랜드보다 활발하며 다채롭고, 그리고 역동적인 행보를 연이어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인 슈퍼레이스에 후원을 이어가고 있고 모터스포츠의 경험과 자동차의 즐거움을 알릴 수 있는 차량인 GR 수프라 및 GR 86을 선보이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새로운 활력을 더하는 GR의 선봉이라 할 수 있는 두 두 차량은 과연 어떤 차량일까?
끊어진 수프라의 계보
일본의 거품경제의 민낯이 드러난 후 일본 정부는 물론이고 일본의 여러 기업들은 긴출 행보를 이어갔다. 그 충격으로 인해 잃어버린 10년이라 말했던 시간은 어느새 20년, 30년을 거쳐 ’40년’을 언급할 정도가 됐다.
수프라의 계보 역시 이러한 시기에 끊겼다. 1978년 첫 등장해 매 세대 더욱 강력해지고 빨라진 수프라는 당대 ‘일본을 대표하는 스포츠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에 모터스포츠 무대에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특히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고 여러 사람을 외롭게 만들었던 4세대 수프라는 아직까지도 ‘튜닝’ 엔진으로 각광 받는 2JZ 엔진을 앞세웠다. 이는 당대 일본의 출력 제한을 채웠고, 해외해서는 튜닝을 통해 그 위력을 과시했다.
그렇게 수프라는 많은 이들의 아이콘으로 거듭났지만 거품경제의 민낯, 그리고 배출가스 규제 등으로 인해 수많은 스포츠카가 사라진 2000년대의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게 수프라의 계보는 긴 시간 끊겼다.
문화 컨텐츠가 불러낸 86
국내에서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전세계적으로 ‘토요타의 기둥’과 같았던 코롤라는 긴 역사를 보유하고 또 다채로운 모델들이 존재한다.
1980년대 토요타의 컴팩트 모델, 코롤라는 사양 및 구성에 따라 스프린터 트레노와 코롤라 레빈 등 다채로운 이름을 보유했다. 제법 스포티한 엔진을 갖췄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 덕분에 엔트리 스포츠 모델로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일본은 물론이고 차량이 판매되었던 여러 국가에서 치러진 모터스포츠 대회에도 출전한 이력이 있었다. 덕분에 마니아들은 제법 있었지만 지금처럼 모든 이들이 알 정도의 차량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게노 슈이치의 스트릿 레이싱 만화, 이니셜D가 흥행을 하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었고 이내 ‘클래식 86’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쏠렸다. 덕분에 중고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고, 여러 행사에서도 쉽게 마주할 수 있었다.
달라진 토요타의 소통
2010년 중반, 토요타는 ‘지금까지의 브랜드 기조’와 완전히 다른 슬로건을 앞세웠다.
바로 가슴 떨리는 두근거림, 즉 ‘와쿠도키’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토요타의 모터스포츠 활동에 힘을 더할 수 있도록 가주 레이싱을 전면에 내세웠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문화’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에 토요타는 슈퍼 GT에서의 활동에 그치지 않고 일본 내의 여러 모터스포츠의 투자 규모를 키웠고, 발길을 끊었던 WRC에도 재도전을 선언했다. 여기에 이러한 변화를 알릴 수 있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마련, 고개들에게 ‘결심’을 실천으로 보이기로 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2012년의 컴팩트 스포츠 쿠페, 86이었다. 작은 차체, 그리고 그리 인상적인 출력은 아니지만 뛰어난 밸런스 우수한 응답성, 그리고 복서 엔진의 매력 등은 이내 간신히 이어지는 ‘일본 스포츠카’의 계보에 새로운 활력을 더했다.
초대 86은 일본은 물론 전세계 여러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했고 토요타의 새로운 전략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국내에서도 86을 중심으로 한 모터스포츠 대회에 열리며 그 가능성을 피워냈다.
그리고 토요타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더 빠른 개발을 위한 선택, GR 수프라
끊어진 수프라의 계보를 잇기 위해 토요타는 ‘완전히 다른 선택’을 했다. 보다 빠르고 완성도 높은 개발을 위해 독자개발, 시행착오 등을 포기하고 BMW의 손을 잡은 것이다.
덕분에 GR 수프라는 BMW Z4와 완전히 같은, BMW의 CLAR 플랫폼을 공유하게 되었으며 같은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차량의 전체적인 비례 및 실내 공간, 그리고 주요 부품 등에서도 동일한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 토요타 FT-1 컨셉의 감성을 담은 디자인, 그리고 Z4보다 더 빠르고 우수한 드라이빙을 구현할 수 있도록 고유의 셋업, 그리고 디테일을 더해 ‘독자적인 개발’ 부분을 담아냈다.
파워트레인 역시 충분하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GR 수프라는 6기통 3.0L 엔진을 통해 최고 출력 387마력과 51.0kg.m의 토크를 낼 수 있으며,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조합했다.
여기에 낮은 무게 중심의 구현은 물론이고 50:50의 전후 하중 배분을 지향해 코너링 퍼포먼스를 개선했고 순정 차량부터 고려된 ‘공격적인 에어로 다이내믹’, 서스펜션의 설계 등을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더욱 즐겁게 다듬어진 GR 86
2012년에 데뷔한 초대 86은 분명 즐거운 차량이었고, 매력적이었으며 다양한 이들의 환호와 관심 속에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에 2세대 86은 더욱 잘 만들어져야 할 이유를 가득 품었다.
이를 파악한 토요타 역시 2세대 86, 즉 GR 86 개발에 열을 올렸다. 특히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와 WRC 우승의 경험을 가진 가주 레이싱이 설계 및 개발의 모든 단계에 참여하며 86 본연의 가치와 함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담아냈다.
덕분에 새롭게 태어난 GR 86은 모터스포츠 경험을 반영한 에어로다이내믹 설계로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해으며, GR의 감성을 강조하는 엠블럼 및 G-매쉬 그릴 등을 앞세우며 ’86’과 다른 ‘완전한 GR’의 도입을 과시했다.
다만 빈약함을 지적 받았던 실내 공간은 큰 차이가 없었다. 실내에는 수평형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직관성이 돋보이는 컨트롤 패널이 자리하고,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경량화 시트 프레임 등이 더해졌다. 말 그대로 주행에 집중했다.
대신 보닛 아래의 엔진은 더욱 강력해졌다. 최고 출력 231마력과 25.5kg.m의 토크를 내는 수평대량 4기통 2.4L 복서 엔진일 힘을 더하고 6단 수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통해 보다 민첩하고 우수한 운동 성능을 구현했다.
토요타 스포츠카에 화답하다
GR 수프라와 GR 86의 등장은 모터스포츠 및 튜닝 업계의 환영을 받았다. 실제 일본의 모터스포츠 대회는 물론이고 여러 튜너들을 통해 GR 수프라와 GR 86의 활약을 엿볼 수 있었고 해외의 여러 대회에서도 그 행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미국의 포뮬러 D에 출전한 라이언 터크가 GR 수프라를 앞세워 대회에 출전했고, 글로벌 엔트리 GT 레이스에서는 GR 수프라 GT4가 공급되어 ‘커스터머 레이싱’ 부분에서도 토요타의 활동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튜너들 역시 GR 수프라를 위한 각종 튜닝 부품을 개발했다. 심지어 BMW Z4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며 ‘수프라’의 존재감이 컸던 만큼 유럽 및 해외의 튜너들 역시 GR 수프라를 다듬으며 마니아들의 시서늘 집중시켰다.
여기에 국내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슈퍼레이스에서도 캐딜락, 제네시스 등에 이어 새로운 바디쉘로 도입했다. 덕분에 더욱 날렵하고 유려하게 생긴 GR 수프라 스톡카의 질주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GR 86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근래에는 GR 86을 위해 마련된 튜닝 패키지, 악세사리 등이 일본은 물론 전세계의 튜너들을 통해 제공되며 시장의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