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발 여객기에서 실탄이 발견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실탄이 나오면서 인천공항 보안에 빨간불이 켜졌다.
17일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공항경찰단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23분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쓰레기통에서 실탄 1발이 발견됐다. 환경미화원이 1터미널 출국장 쓰레기통을 비운 뒤 분리수거를 하다가 소총용 실탄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1시간 전에 쓰레기통을 비웠다"는 환경미화원 진술을 토대로 해당 실탄이 전날 오후 3시 20분 이후에 버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 내부에선 귀국하는 미군이 보안검색 전 쓰레기통에 실탄을 버리는 일이 드물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실탄도 미군의 것일 가능성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탄이 발견된 쓰레기통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 중"이라며 "다만 CCTV와 쓰레기통 간 거리가 멀어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전 7시 45분쯤 인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 마닐라로 가려던 대한항공 기내에서 발견된 실탄 2발과 인천공항을 경유한 한 승객의 가방 투시 사진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실탄 2발은 9㎜ 권총탄으로 체코에서 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까지 기내에 실탄을 반입하거나 가방에서 실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발견된 승객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기관으로부터 전달받은 X-ray 사진에 실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있어, 기내에서 발견된 실탄과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보냈다"며 "X-ray 사진상 실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2개가 아니라 3개라는 의견이 있어, 이에 대해서도 국과수에 판독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항공보안법상 기내 반입이 금지되는 안보 위해 물품인 실탄이 국적기 안에서 발견되면서 관련자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X-ray상으로 실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발견됐지만 제지를 받지 않는 등 탑승객 휴대물품과 위탁수하물에 대한 보안검색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기내에서 실탄이 발견됐지만 그대로 출발시켰다가 두 번째 실탄이 나오고 나서야 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렸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항공보안법 위반 여부를 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경찰 수사에서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직원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도 벌금 등 처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서 실탄류를 기내에 반입하려다가 적발된 건수는 최근 5년(2018년~2022년 8월)간 779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249건, 230건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과 2021년에는 106건, 81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까지 113건으로 다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