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30m 바다 메워 짓는다"... 가덕도신공항 2029년 개항

입력
2023.03.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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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계박람회 맞춰 공기 6년 단축
연약지반과 해상을 매립하는 방식

정부가 가덕도신공항 개항 날짜를 2029년 12월로 공식화했다. 유치를 추진 중인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개최에 맞춰 공사기간을 당초보다 5년 6개월 단축시킨다는 게 정부 목표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부산시, 울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관계자와 해양수산부, 국방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 짓는 400만㎡ 규모의 공항으로 2021년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이후 지난해 8월부터 기본계획 용역을 시행 중이다. 정부는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하고 2024년 말 공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개항 시기는 작년 발표보다 앞당겨졌다. 국토부는 지난해 4월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에서 "개항은 2035년 6월쯤 가능하다"고 밝혔는데, 이번 발표에선 2029년 12월로 바꿨다. 국토부는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개최에 맞춰 가덕도신공항을 안전하게 개항하겠다"고 설명했다. 박람회 유치 지원 목적으로 개항에 속도를 내는 셈이다.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공항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매립식 공법으로 짓는다. 사전타당성 조사에선 해상에 공항을 짓는 안이 고려됐지만, 기본계획에서는 최대 수심 30m의 바다와 40m 깊이의 모래, 점토 등으로 이뤄진 연약지반을 해수면으로부터 25m 높이 땅으로 메워 짓는 것으로 바뀌었다. 매립량이 9,500만㎥로 사전타당성 조사 안보다 절반가량 줄어 공사기간이 27개월 단축된다. 추정 사업비는 13조7,600억 원이다.

매립한 부지가 불규칙하게 내려앉는 부등 침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국토부는 "전문가 검토 결과, 부등 침하량이 국제기준(ICAO) 허용치 미만으로 나왔다"며 안전하게 운항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안으로 거론된 부유식 공법이나 말뚝을 땅에 박는 잔교식 공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공사비가 과다하게 들어 제외됐다.

정부는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보상 절차도 앞당길 방침이다. 통상적으로 보상 절차는 기본계획 다음인 실시계획 이후에 착수하지만, 보상할 토지 내역 등을 기본계획 고시에 반영한다. 이로 인해 공사 착수 시기가 1년 정도 단축된다.

시공 과정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부지 조성 공사는 단일공구 통합발주(턴키)방식으로 시행된다. 입찰자가 설계와 시공 등 전 과정을 도맡아 하는 방식으로 공기단축 방법을 제시하면 가점이 부여된다. 국토부는 신기술, 신공법 적용으로 공사기간이 29개월 정도 추가로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사업을 이끌어 나갈 전문사업관리조직(가칭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신설을 추진한다. 사업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대규모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종합사업관리(PgM) 방식을 설계 단계부터 적용한다.

박지홍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향후 남아 있는 기본계획 수립 기간 동안 관련 기관이 제시한 의견을 검토해 사업기간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신공항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고, 지역 개발과 조화된 사업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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