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통업계 전설’ 이토 마사토시 세븐&아이홀딩스 명예회장 별세

입력
2023.03.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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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편의점 등 일본서 최초로 시작
'장사의 기본' 강조한 어머니 유훈 이어가


일본 슈퍼마켓 체인 이토요카도와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을 거느린 초대형 유통기업 ‘세븐&아이홀딩스’의 이토 마사토시 명예회장이 1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향년 98세.

도쿄 출신인 고인은 모친이 운영하던 상점 ‘요카도(羊華堂)’가 1940년대 태평양전쟁 당시 도쿄대공습으로 불타 없어지자 전후 이 상점을 다시 열었다. 모친은 큰돈을 벌진 못했지만 “고객은 와 주지 않고, 거래처는 팔아 주지 않으며, 은행은 돈을 빌려 주지 않는다. 이것이 장사의 기본”이라고 알려 줬다. 이 문구는 지금도 세븐&아이홀딩스 1층 회의실 벽에 붙어 있다.

고인은 1958년 주식회다 요카도(현 이토요카도)를 설립해 점포를 확대했다. 특히 1960~70년대 미국에서 새로운 유통업태가 등장하면 이를 일본에 누구보다 빨리 들여온 점과, 마진 욕심을 줄이고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각종 경영 방법을 도입한 것이 성공 비결이었다. 이토요카도는 일본 최초의 미국식 슈퍼마켓 체인이고, 세븐일레븐 재팬은 일본 최초의 미국식 편의점 체인이다.

1991년 세븐일레븐 재팬은 미국 본사인 사우스랜드사의 경영권을 인수해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고인은 이듬해 임원들의 상법 위반 사건이 발각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이후엔 ‘편의점의 신’이라 불리는 후임 스즈키 도시후미의 사업 확장을 명예회장으로서 지지했다. 현재 세븐&아이홀딩스는 슈퍼마켓 이토요카도, 편의점 세븐일레븐, 백화점 소고 및 세이부, 패밀리레스토랑 데니스 등의 사업을 통해 연 8조 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유통그룹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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