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SVB 파산으로 직간접적 피해가 불가피한 실리콘밸리에선 "도대체 내 피해는 어디에 이야기해야 하는 거냐"는 분노와 함께 정부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시각 13일 오전 현재 SVB 은행의 트위터 계정은 '존재하지 않는 계정입니다'란 메시지만 남아있는 상태다. SVB의 페이스북 계정 역시 별다른 설명 없이 비공개로 전환됐고, 공식 홈페이지도 기능을 상실한 채 파산을 알리는 글만 게시돼 있다.
앞서 SVB는 파산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그레그 베커가 모회사 지분 약 360만 달러(약 47억6,200만 원)어치를 매각하고, 직원들에겐 연간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특히 직원들이 받은 보너스는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의 은행 폐쇄 결정이 내려지기 불과 몇시간 전 지급됐으며, 액수는 1만2,000(약 1,580만 원)~14만 달러(약 1억8,500만 원)으로 다양하다고 CNBC는 전했다. 이 보너스는 작년 한 해 성과에 대한 것으로 원래 지급이 예정돼 있었지만, 공교롭게 파산 당일 지급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SVB 고객들의 공분을 샀다.
SVB 파산으로 돈이 묶이게 된 스타트업 등은 기댈 곳은 정부뿐이라 보고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투자사인 와이 컴비네이터(YC)가 주도하는 정부 개입 청원서엔 13일 오전 7시 현재 5,000여 명의 CEO 및 창업자가 서명한 상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마틴 그룬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 등을 수신자로 설정한 이 청원서에서 서명자들은 "3만7,000개 이상의 벤처기업이 SBV에 (예금 보호를 받을 수 있는) 25만 달러 이상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 개입 없이는 몇 달에서 몇 년 동안 접근하지 못할 수도 있는 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은행 지분 보유자나 경영진을 위한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 경제의 혁신을 구해달라 요청하는 것"이라고 했다.